기수주단지 곳곳서 브랜드명 빼달라 요청아예 입찰부터 아이파크 반대하는 곳도오명 쓴 브랜드 교체 해답 꼽혀···HDC현산 "때 아냐"
이미 시공, 브랜드를 빼달라고 요구한 현장도 나왔고 지방 곳곳에서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아이파크'를 빼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또 입찰 전에 '아이파크' 진입을 아예 막으려 하는 곳들도 포착되고 있다.
우선 HDC현대산업개발이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수주한 광명11구역 재개발사업에서는 HDC현산이 시공·브랜드에서 빠지게 된다.
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해당 조합은 지난 10일 공문을 통해 HDC현산에 '현대컨소시엄 내부적으로 HDC현산의 시공참여 및 아이파크 브랜드를 제한하는 공동이행방식으로 변경해달라'고 요구했다.
현대건설이 단독 시공하고 '아이파크' 브랜드도 제외한 채 HDC현산은 추후 이익만 배분해달라는 것이다. 다른 현대건설은 조합 요구에 응할 방침을 밝혔고 HDC현산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서울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불린 동대문구 이문3구역 조합원들은 HDC현산의 시공권 해지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이문3구역 조합원 400여명은 최근 조합에 내용증명을 보내 "HDC현산과 계약 해지를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해달라"고 요구했다. 광주 붕괴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아파트 가치 하락 등이 우려된다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이에 조합은 오는 4월 시공사 계약 해지 총회를 개최하기로 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상계1구역과 미아4구역 등 HDC현산이 단독 수주한 곳에서도 아이파크 OUT 움직임이 포착됐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 개포1단지 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원 일부가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단지명에서 아이파크 브랜드명을 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수원에서는 '아이파크' 철수 집회까지 열렸다. 수원 영통2구역 재건축조합은 지난 12일 단지 내에서 HDC현산 철수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해다 재건축사업은 GS건설과 HDC현산이 공동 수주한 프로젝트다.
또 HDC현산이 잇단 사고를 낸 광주 지역에서 'NO 아이파크'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광주 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은 조합원들 상대로 HDC현산·GS건설·한화건설과의 계약 취소 절차 관련 의견을 수렴했고 전체 조합원의 92%가 HDC현산만 제외하고 공사를 진행하자고 답했다. 조합은 오는 4월 열릴 조합원 총회에서 계약 변경과 관련한 사항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7월에 준공 예정이었던 광주 계림2구역에서도 "단지명 계림 아이파크SK뷰 중 아이파크를 빼달라"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HDC현산은 이 같은 분위기에 조합에 공문을 보내고 입찰 단지에는 유례없는 제안을 하며 '아이파크' 살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별다른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건설업계에서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기존에 시공권을 확보한 재건축·재개발 조합 달래기부터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아이파크'를 포기하라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광주 붕괴 참사' 오명을 뒤집어 쓴 브랜드를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게 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HDC현산의 경우 타 10대 건설사 중 다수와 다르게 하이앤드 브랜드가 없기 때문에 하이앤드 브랜드를 만들면서 '아이파크' 비중을 서서히 줄이는 방안도 제안되고 있다.
다만 HDC현산 측은 브랜드 교체에 대해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고 수습이 채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 수습과 피해 보상, 시장 신뢰 회복에 우선적으로 힘을 들이겠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아직 광주 붕괴사고 현장 수습도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브랜드 교체는 너무 앞서 나간 얘기"라며 "일단은 사고 수습과 피해 보상 등에 총력을 다해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seo6100@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