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OLED 채용↑···중국 업체들 진입 속도BOE, 아이폰13 공급망 합류하며 OLED 기술 확인모바일 OLED 넘어 대형 OLED 양산 준비 착수LCD 이어 OLED서도 韓기업과 주도권 경쟁 불가피
차세대 디스플레이 대표주자인 OLED는 반도체와 함께 국내 기업들의 대표 먹거리로 꼽힌다.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 중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OLED 시장에서의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빨라지며 한 때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시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커지는 OLED 시장···中 기업들 침투 가속화 = OLED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글로벌 OLED 패널 시장은 지난해 기준 425억 달러(약 50조6000억원)에서 오는 2026년에는 630억 달러(약 75조10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각 분야별로 살펴보면 스마트폰 OLED는 2026년까지 연평균 6%, 성장궤도에 오른 TV용 OLED 패널은 연평균 9%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IT용 OLED 패널 시장규모는 2026년까지 무려 연평균 28% 성장하며 전체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OLED 패널 출하량도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모바일 OLED 패널 출하량은 총 7억4600만대로 2020년 5억5500만대 대비 34.4%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에서 OLED로 빠르게 전환되며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삼성이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모바일 OLED의 경우 중국 업체들의 공격이 거세다.
이는 스마트폰에서 OLED 채용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 패널 도입률은 2020년 32%에서 지난해 42%로 10%포인트 증가했고 올해의 경우 44%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와중에 중국 BOE의 아이폰13 시리즈 공급망 정식 합류는 국내 기업들의 위기감을 더욱 키웠다. BOE는 2019년과 2020년 애플의 품질·공정 테스트에 탈락하며 공급망 진입에 실패했으나 수차례 도전 끝에 최종 생산승인을 받았다.
CSOT도 최근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망 합류를 위해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톈마(Tianma)도 진입을 시도하는 중이다.
문대규 순천향대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BOE와 CSOT의 경우 이미 OLED 생산캐파가 우리나라가 견제할 정도까지 늘어난 상황"이라며 "단 실제 생산량은 불량률이 높을 경우 수율이 낮아 캐파보다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품질 측면에서는 아직 우리나라와 견주기 힘들고 시장점유율도 낮으나 수율과 품질은 시간이 지나면 올라가게 돼있다"며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시장점유율을 계속해서 추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LCD 악몽 재현될라···R&D·투자 머뭇거리면 따라 잡혀 = OLED 시장에 대한 업계 우려는 과거 LCD 시장에서 한 차례 국내 업체들이 밀려난 기억 때문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기업들은 LCD 시장의 주도권을 갖고 있었으나 중국 업체들이 정부 지원과 자본력을 앞세우자 2018년 생산 캐파 측면에서 중국에 뒤지기 시작했다. 중국은 2019년 대만마저 추월하며 LCD 생산 캐파 세계 1위에 올라 아직까지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OLED 시장에서 현재 중국의 영향력은 미미하나 중국 정부의 투자금 및 보조금 지급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BOE의 사례를 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 총액이 118억5500만 위안(약 2조154억원)으로 연평균 2000억원 이상을 지원받았다.
더욱이 중국 업체들은 모바일 OLED 외에 TV용 대형 OLED 양산을 위해 대규모 투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아직까진 대형 OLED 양산 기술이 없으나 빠르게 준비 중이다. 빠른 시일내에 양산화하면 국내 기업들에겐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일부에서는 과거 LCD 대비 OLED의 경우 생산기술 난이도가 높고 최근에는 폴더블 OLED 등으로 기술이 더 높아진 만큼 빠른 속도로 추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스마트폰용 리지드(Rigid) OLED의 경우 중국의 기술력이 많이 올라왔으나 휘어지는 플렉시블(Flexble) OLED는 중국 내수 수요에 그치고 글로벌 확대에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 교수는 "OLED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점유율이 뒤집히려면 기본적으로 OLED 기술이 평준화되고 중국의 생산 캐파가 한국 대비 월등히 높아야 한다"며 "국내 기업들도 OLED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고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 단기간 내 추월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정부도 중국과 같은 지원은 힘들지만 지금처럼 R&D나 세제지원은 계속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삼성과 LG도 각각 주력 부문이 아니였던 대형과 중소형 OLED로 분야를 확대해 나가는 부분이 향후 경쟁력 확보에 긍정적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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