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정헌-일본 오웬 마호니 경영 체제 유지故 김정주 자산 10조원↑···상속세만 최소 6조원NXC-계열사 지분 합치면 매각가 15조원 웃돌 듯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지난 1일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엔엑스씨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며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향년 54세다.
◇전문경영인 체제 당분간 유지 = 넥슨은 수년 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당장 경영상의 차질과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코리아는 이정헌 대표가 맡고 있으며, 일본 법인은 오웬 마호니 대표 체제다. 오웬 마호니 대표의 임기는 내년 초로 알려졌으며, 이정헌 대표의 임기는 2023년까지다. 업계에선 당분간 넥슨이 2인자인 오웬 마호니 대표 등 이사회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지배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넥슨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일본 본사의 최대주주는 지주회사인 NXC다. 관계사 보유 지분까지 합하면 47.4%를 차지한다. 넥슨 본사는 넥슨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넥슨코리아가 국내 자회사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정주 창업자는 NXC의 지분 67.49%를 보유하고 있다. 아내 유정현씨와 두 딸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과 가족 소유의 계열회사 지분을 합치면 100%다. 사실상 지주회사인 NXC를 통해 넥슨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김 창업자의 NXC 지분 처리 방식으로는 부인인 유정현 감사와 두 자녀가 상속하는 것과 외부에 매각하는 두 가지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에 따르면 과세표준(상장이익)이 30억원을 넘으면 최고세율 50%가 적용된다. 여기에 최대주주인 김 창업자의 NXC 주식을 상속받으면 지분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 20% 할증도 붙는다.
지난해 대규모 상속세를 납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계열사 지분 상속재산가액이 18조9633억원이었다. 여기에 최고세율 50%, 최대주주 할증률 20%, 자진 신고 공제율 3% 등이 적용돼 최종적으로 11조400억원과 여타 부동산 등 유산 1조원이 추가로 부과됐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현재 김 창업자의 자산은 10조원에서 13조원 사이로 추정된다. 보수적으로 계산했을 때 추정 자산 기준 약 6조원 이상의 상속세가 따르는 셈이다.
다만 NXC를 비롯한 김 창업자 대부분의 자산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셈법이 복잡해진다. 비상장사의 1주당평가액은 1주당순손익가치X3과 1주당순자산가치X2의 합을 5로 나눈 값으로 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상속세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유족 지분 매각 관측 = 업계에선 김 창업자의 유가족이 지분을 그대로 승계하며 수조원의 상속세를 납부하기 보단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미 김 창업자가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고 자산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조원의 상속세를 내며 지분을 승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넥슨의 경우 삼성, LG 등 재벌기업의 승계와는 달리 유가족들이 경영 전반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또 고인의 별세 이유를 고려했을 때 상실감으로 다가오는 넥슨의 경영권을 지속적으로 갖고 있기보단, 매각을 통해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NXC의 지분이 매물로 나오게 된다면 업계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넥슨재팬의 시가총액은 현재 25조원 수준으로 NXC가 보유한 넥슨재팬 지분 48%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가는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측된다. 여타 계열사 지분까지 합치면 지분 가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19년 김 창업자가 넥슨 매각 의지를 밝힌 당시에는 텐센트, 미국 EA 등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당시 넥슨의 시가총액은 현재의 절반 가량인 13조원이었으며, NXC 계열사 지분 등을 포함한 매각가는 10조원 수준으로 거론됐다.
실제 본입찰에는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베인캐피털, MBK파트너스 등 FI(재무적투자자)와 카카오, 넷마블 등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 그러나 인수 후보자들과 마지막 가격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뉴스웨이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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