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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회장 교체부터, 노조 추천 이사까지"···금융그룹 주총 미리보기

금융 은행

"회장 교체부터, 노조 추천 이사까지"···금융그룹 주총 미리보기

등록 2022.03.08 17:10

수정 2022.03.08 17:24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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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10년 만에 '함영주 체제' 새 출발KB금융 노사, 노조 추천 이사제로 표 대결우리금융, 손태승·이원덕 '투톱 체제' 재편

"회장 교체부터, 노조 추천 이사까지"···금융그룹 주총 미리보기 기사의 사진

올해도 주요 금융그룹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하면서 업계 전반이 분주하다. 기업마다 CEO 교체와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 사외이사 교체를 둘러싼 무게감 있는 안건이 상정되는 만큼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이달 각자의 일정에 맞춰 정기 주총을 열고 주요 사안을 표결에 부친다. 신한금융이 24일 스타트를 끊고, 이튿날인 25일엔 KB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이 나란히 주총을 개최한다.

그 중 주목받는 곳은 단연 하나금융이다. 김정태 현 회장 퇴임과 맞물려 10년 만의 그룹 CEO 교체가 예정돼 있어서다. 지난달 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로부터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낙점된 함영주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주총에서 지지를 얻으면 함 후보는 회장으로 정식 취임해 그룹을 이끌게 된다.

업계에선 함 후보 선임 안건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점친다. 그가 회추위의 엄격한 검증을 통과한 것은 물론 은행과 지주를 넘나들며 김정태 회장의 후계자로서 입지를 쌓아온 바 있어서다. 외국인 주주(외국인 소진율 71.32%)나 국민연금공단(지분율 9.94%)의 표심이 변수지만, 아직까진 ISS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 권고와 같은 특별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았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한 자리를 놓고 노사가 표 대결을 펼친다. 올해도 '노조 추천 이사제'를 놓고 공방을 이어가는 노사가 서로 다른 인물을 사외이사 후보로 제시하면서다.

사측은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를, 노조는 수출입은행 부행장 출신 김영수 씨를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최재홍 교수는 NHN재팬과 e-삼성재팬 사업고문, 카카오 사외이사 등을 역임한 디지털 전문가다. 또 김영수 전 부행장 역시 한국해외투자인프라 도시개발자원공사 상임이사와 수출입은행 부행장 등을 거친 해외사업 투자와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통한다.

무엇보다 KB금융의 이번 논의는 '노조 추천 이사제'가 민간 금융사로 확산될지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란 점에서 중요한 작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노조 추천 이사제'는 노조가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제도다. 이사로 선임된 사람은 정관에서 정한대로 사업계획·예산·정관개정·재산처분 등 경영 사안에 대한 발언권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금까지 금융권에서 노조 추천을 받아 이사회에 입성한 인물은 수출입은행의 이재민 사외이사가 유일하다.

물론 주주의 판단이 관건이다. 노조가 소액주주 권리행사 특례조항에 따라 안건을 주총에 올리는 데까진 성공했으나, 지분율이 0.55%(214만5994주)에 불과해 외국인 주주(약 71%)의 도움 없이는 통과시키기 어렵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그룹 회장에서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로 이어지는 '투톱 체제'를 완성한다. 이 내정자를 비상임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주주의 동의를 얻으면 이 내정자는 지주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손 회장을 보좌하게 된다. 당초 그는 우리은행으로 이동함에 따라 지주 사내이사직을 유지할 수 없었으나,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비상임이사로서 이사회에 남게 된다.

이와 함께 금융그룹은 주총을 통해 여성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이사회 내 여성을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하는 자본시장법(8월 시행)에 대응하면서 효율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신한금융은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동아시아 경제에 능통한 그는 경제학을 바탕으로 인권과 사회복지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윤재원 이사를 포함해 여성 사외이사를 2명으로 늘리는 신한금융은 폭넓은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ESG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에서도 첫 여성 이사가 탄생한다. 이 회사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법무법인 세종의 송수영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을 역임한 그는 법무법인 세종에서 금융과 ESG 분야를 주로 담당했고 동반성장위원회에서 협력사 ESG 지원사업 운영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해왔다. 향후 그룹 이사회의 법률·ESG 분야 전문성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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