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유세 기간 중 어느 의원의 말처럼 "더러운 대선"이란 말이 그냥 내질러본 말은 아닌 듯 이번 대선의 선택은 정말 쉽지 않았다. 거창하게 도덕적이니, 윤리적이니 라는 말조차도 차마 내뱉기 어려운, 그래서 후보 중 아쉬운 대로 누가 조금이 나마 덜 '나쁜 사람'인가를 알아보려고 언론 보도 내용에 곁눈질 했는데, 보면 볼수록 마치 도토리 키 재기에 막상막하로 보였다.
아무튼 여기저기서 어퍼컷을 날린 후 새 지도자가 탄생했다. 대한민국 각 지역을 파란색과 붉은색으로 표시해 보여 주는 지지율 지도를 보고 있자니 2020년대 선거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수십년 익숙한 기시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한 나라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중대사에 우리는 어느 후보가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걸고 있는지 잘 살펴보고 투표했을까. 잘 살펴보았다기보다는 여전히 미운 놈에게 떡 하나 더 주어버리자는 심보이거나 아니면 가문의 힘이 작용했거나, 그것도 아니면 '반(反)-페미니스트' 등이 작동되었나 싶은 것이 필자의 짧은 생각이다. 그래서 그런지 입춘이 지난 지 오래인데 왠지 이 봄은 아직 '봄 같잖아'서······.
이번에 선출된 지도자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국민에게 충성합니다"라고 일갈하며 무거운 책임감과 각오로 국민 뜻을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오늘을 있게 한 19대 정부의 많은 정책에 비판과 비난을 가하면서 재원 조달은 어디서 하나 싶게 많고 어려운 공약을 내세웠다.
자, 이제 그 공약을 새 지도자와 그의 새 정부가 어떻게, 그리고 '정말로' 실천하는지 지켜보는 시간이 시작됐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새 지도자가 올바른 자기 인식 능력을 기반으로 본인이 외쳤던 공정과 상식을 가족, 친인척, 지인 그리고 '국민' 등 누구를 막론하고 공평, 평등한 잣대를 가지고 수렴청정(垂簾聽政)이 아닌 청정(聽政)을 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그렇다면 지도자의 건강한 자기 인식 능력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자기 인식 능력에는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자기 성찰이라는 내부 능력과 타인들이 자신을 어떻게 인지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포함되는 외부 능력이 있다. 자기 성찰은 자신의 강점은 물론이고 특히 약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이해는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바르게 평가할 수 있게 하여 향후 자신의 행동 변화를 위한 기반이 된다. 한편 자기 인식에 대한 외부 능력은 타인의 의견 및 평가 등을 통해 자기 자신을 비춰보는 것이다. 즉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잘 이해하고, 타인으로부터 받은 긍정적 및 부정적 정보를 자기 평가에 통합하여 자신의 행동과 태도에 반영하는 능력이다.
궁극적으로 새 지도자의 자기 인식 능력 수준은 자기 성찰을 통한 자기 평가와 자신을 지지해 준 국민은 물론 자신에게 표를 주지 않은 국민의 자신에 대한 평가 간의 일치 정도를 토대로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선의 역사상 가장 최저 표 차로 신승을 한 만큼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의 자신에 대한 평가를 자기 성찰과 함께 올바르게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입춘 이후 날씨는 여전히 춥지만 우리는 기쁘고 반가운 봄맞이를 위해 "입춘대길 건양다경"의 입춘 첩 문구를 만들어 붙인다. 선거 유세 동안 셀 수 없이 날린 어퍼컷, 역동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자칫 상대를 때리거나 폭행하는 동작으로 읽힐 수 있는 어퍼컷 대신 이제는 우리의 지도자가 자기 인식 능력을 토대로 48.6%만이 아닌 모든 국민이 어우러지는 봄맞이를 할 수 있도록 두 팔을 활짝 열어 "국민을 속이지 않는 정직한 정부, 국민 앞에 정직한" 포용의 봄 마당을 열어 주길 기대한다.
뉴스웨이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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