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주의 chronique 난분분한 권력 지난 11월 22일, 소설(小雪)의 아침, 라디오 아침 방송 진행자는 마침 하늘이 잔뜩 흐려서인지 첫눈을 고대하는 이야기를 했다. 추수도 끝나고 김장까지 마친 이즈음에 때마침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정겹고 포근한 첫눈을 만나면 괜스레 안 될 일도 될 것처럼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하지만 잔뜩 흐린 하늘에 난무를 추듯 사방팔방으로 불안하게 떠다니며 어느 곳에도 차분하게 내려앉지 못하는 성긴 눈이라면 반갑지 않다. 왜냐하면 그 어디에도 내려앉
박영주의 chronique Déjà vu 권력 필자는 본 칼럼을 시작한 이래 권력의 정치행태에 따른 자기반성, 자기성찰 수준을 보면서 참담함을 떨쳐내지 못한다. 한 국가의 대통령직 수행자는 국민을 향한 모든 정치 행위에 관해 자기반성, 자기성찰을 부단하게 하리라 생각했다. - Hélas pour nous! 사실 동물이 아닌 인간인 바 어찌 자기반성과 성찰을 안(못) 하겠는가! 그런데 조금이나마 자기성찰을 할 수 있으려면 "메타인지"가 필요하다. 메타인지란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박영주의 chronique 참담을 안기는 권력 토론한다고 나오면서 손바닥에 王 자를 쓰고 나타나서는 지지자가 써 준 것을 지운다고 했는데 잘 지워지지 않았다고 했던가. 누가 해준 것이든 아니든 얼마나 권력을 갖고 싶으면 '풍채'에 어울리지 않게 별짓을 다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5월 10일 이후 현재까지의 시간을 돌이켜 보면 그 유치찬란해 보였던 짓이 나름으로 고도의 심리적? 주술적? 전략이었나 싶은 생각에 어이없다. 어찌 되었든 그 짓을 본 적지 않은 투표권자들의 무의식이 작동한
박영주의 chronique 紅塵에 묻혀가는 권력 "한국 대통령은 기본을 배워야 한다." 2022년 8월 25일 자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에 실린 칼럼의 제목이다. 이와 더불어 거의 매일 보도되는 대통령 부인에 관한 기사들, 대통령의 국정운영 소식보다 그 부인에 관한 기사가 더 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 어떤 기본적인 것을 배우라는 것인지 칼럼 내용을 촘촘하게 들여다보니 그동안 필자가 안타까움을 가지고 "혐오적 권력, 은혜로운 권력, 자아도취적 권력"을 논하며 썼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아
박영주의 chronique 자아도취적 권력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20%대로 내려갔다는 소식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전임 대통령은 70%가 넘었다는 비교까지 하면서 말이다.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내걸고 대통령에 취임한 지 100일을 갓 지난 시점이다. 낮아도 너무 낮은 20%대의 현실 앞에 "국민 뜻 살피고 필요한 조치 취할 것"이라 한다. 비단 현 정부만이 아니라 이전의 권력에서도 지지율이 내려가면 민생을 잘 챙긴다며 전통시장 한 번 다녀가거나 아니면 지지
박영주의 chronique "은혜로운 권력" 예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 경보와 치솟는 물가 등으로 불안, 불쾌 지수가 올라가는 즈음인데 전, 현직 대통령 자택 앞의 시위 관련 뉴스를 보니 목불인견이 따로 없다. 법대로 한단다. 온갖 분노와 증오가 배어든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고 심지어 시위가 돈벌이 수단으로까지 이용되고 있는 '합법적'인 시위, 일상의 갖은 번잡스러움이 트라우마가 되는 요즘이다. 권력의 가고 옴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닐 텐데, 시위에 등장하는 온갖 표현을 보고 듣고 있자
박영주의 chronique "갈라치기"와 혐오적 권력 20대 대선 기간에 우리가 접했던 '이대남, 이대녀', '세대 포위론' 등의 혐오 정서가 배어있는 국민 '갈라치기' 전략, 선거가 끝난 지 두 달을 넘어서고 있는 지금도 이 '갈라치기'라는 용어는 우리 사회 도처에서 여전히 낯설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사실 우리 사회 저변에 혐오가 낳고 있는 문제는 이미 가벼운 수준은 아니다. 그런 까닭에 2019년 2월 국가인권위원회의 혐오차별 대응기획단의 출범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나마 다행이다는 생각이다. 정
박영주의 chronique "그들만"의 공정성 누구나 권력을 얻기 위해, 그리고 얻은 후에도 공통으로 외쳐대는 것에 공정, 상식이 꼭 있다. 촛불정신으로 권력을 얻은 집단도 공평한 대한민국이라는 기반 위에 국민이 먼저인 정치를 하겠다고 하였고, 이제 막 5년의 항해를 시작한 권력 집단 역시 예외는 아니다. 새 권력이 극구 주장하는 차이를 보면 이전 정권은 공정하지 못했는데, 우리는 다를 것이다, 우리는 공정하게 대우하고 평가해서 처리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내각 구성을 시작으로
박영주의 chronique 새 옷 입은 권력과 그 권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는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미래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클라우스 슈바프 교수는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근본적으로 다른 '뉴노멀'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는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경기 침체와 함께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안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 3월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10여 년 만에 4%대로 치솟았다는 보도를 접하고 보니 이제는 코로나19보다 인플레이션
박영주의 chronique 새 지도자에게 건강한 자기 인식 능력을 기대한다 인간사의 번잡함에도 봄은 속절없이 와 있는 것인지! 온갖 번잡함과 추잡함의 난무 속에서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그리고 우리에게 0.73% 포인트 차이의 '아슬아슬' '조마조마'한 대통령이 취임을 앞두고 있다. 선거 유세 기간 중 어느 의원의 말처럼 "더러운 대선"이란 말이 그냥 내질러본 말은 아닌 듯 이번 대선의 선택은 정말 쉽지 않았다. 거창하게 도덕적이니, 윤리적이니 라는 말조차도 차마 내뱉기 어려운, 그래서 후보 중 아쉬운 대로 누가 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