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흑자 10년···농축수산물 수입보다 수출 증가율 커작년 수출입 30%↑···수출서 FTA 특혜관세 품목 절반한미, 무역·투자 측면에서 성과···철강 232조 등 한계도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미 FTA 체결 첫해인 2012년 1018억달러였던 양국간 무역 규모는 지난해 1691억달러로 6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계 전체에 대한 무역규모가 1조675억달러에서 1조2595억달러로 17.9%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미 양국의 교역이 FTA를 계기로 가파르게 증가한 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2012년 585억달러에서 959억달러로 61.1% 증가했고, 수입은 433억달러에서 732억달러로 69.0% 늘어났다. 대미 무역수지는 매년 흑자를 유지하며 2012년 152억달러에서 작년 227억달러로 불어났다.
상위 10대 수출 품목 중 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한 전 품목의 수출이 10년새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246.6%), 컴퓨터(259%), 냉장고(130.9%), 합성수지(244.9%), 건전지 및 축전지(634.6%) 등은 증가율이 세자릿수에 달했다.
대미 수입 품목 중에는 에너지원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2012~2013년 0달러였던 원유 수입액은 지난해 84억달러로 급증했으며 천연가스는 5000만달러에서 48억달러로, 액화천연가스(LPG)는 1억달러에서 48억달러로 늘어났다. 이밖에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도 27억달러에서 69억달러로, 자동차도 7억달러에서 37억달러로 각각 증가했다.
상대국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며 미국은 우리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1위 국가이자 한국 기업의 최대 해외 투자처가 됐다. FTA 발효 후 미국의 한국 투자액은 총 482억달러로, 발효 전(2002~2011년 누적)보다 98% 증가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 누적액도(지난해 3분기까지 기준)도 1130억달러로, 발효 전 대비 282% 늘었다.
10년 전 한미 FTA 체결 추진 당시의 우려와 달리 농축수산물의 수출도 더 늘었다. 한·미 FTA 발효 후 농축산물 수출액(2012~2021년 평균)은 발효 전(2007~2011년 평균) 대비 95.2% 증가했으며 수산물 수출액도 F발효 전 대비 평균 99.4% 증가했다. 농축수산물과 수산물 수입액은 각각 34.1%, 73.9%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수출입이 모두 크게 늘어 눈길을 모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세 속에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양국간 교역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양국간 무역 규모는 1691억달러로 전년(1316억달러) 대비 28.5% 증가했다. 수출은 959억달러로 전년 대비 29.4% 늘었으며 수입은 732억달러로 27.3% 증가했다. 수입의 경우 금액과 증가율 모두 FTA 발효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주요 수출 품목을 보면 자동차(8.9%), 자동차부품(25.8%), 반도체(21.4%), 컴퓨터(25.8%) 등 주력 품목이 선전했으며 석유제품(104.1%)의 증가세도 뚜렸했다. 한국 제품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3.4%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수입은 국제 유가 상승에 원유가 55.8% 늘었으며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른 설비 투자 확대로 반도체제조용장비도 48.4% 증가했다. 국내에서 테슬라 자동차가 인기를 끌며 자동차 수입도 43.7% 늘었다.
수입이 늘었지만 수출 증가폭이 더 커 작년 무역수지는 227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한미 FTA 특혜관세 품목 수출이 413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43%를 차지해 FTA의 영향이 수출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FTA 발효 시점인 2012년 대비 220.4% 늘어난 규모다.
동기간 FA 특혜관세 미적용 품목의 수출은 19.7% 증가하는데 그쳐 FTA 효과를 더욱 극명히 보여준다. FTA 특혜 관세 품목은 최혜국대우(MFA)나 정보기술협정(ITA)보다 세율이 낮다. FTA 특혜관세 적용 품목 수입도 2012년 109억달러에서 지난해 343억달러로 215.4% 증가했다.
FTA 발효 후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지속으로 트럼프 행정부에선 한미 FTA 폐지를 내세운 통상 압박을 가하기도 했으나 국내 기업의 미국 투자도 더 활발해졌다는 점에서 한미 FTA는 양국 모두에 성공적인 결정이었다는 것이 통상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이유진 수석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한·미 FTA 10주년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서 "미국이 지적한 무역적자는 상품 무역에만 국한된 것"이라며 "양국간 교역은 기존의 상호보완적인 구조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위기, 양자에서 다자로 국제 통상 질서의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조치 등은 도전 과제로 꼽힌다. 디지털 무역, 기후변화, 인권 등 신통상의제도 향후 FTA 개정에 반영해야할 과제다.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 등을 이유로 상당한 수입 규제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도 장애물이다. 미국이 유럽연합(EU)과 일본에 대해선 고율 철강 관세 철폐를 합의하면서 아직 한국에 대해선 물량 제한 합의안을 유지하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다만 통상전문가들은 앞으로 양국 간 협력 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로 공급망 위기가 촉발되면서 신뢰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등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이미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에 있다.
한편 정부와 국회 대표단은 한미 FTA 발효 10년을 맞아 이날부터 미국을 방문, 주요 정재계 인사들과 현황을 점검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joojoosk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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