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대 매출···"판교점 내년엔 2조 예상" '지누스' 인수로 글로벌 진출·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김 사장은 28일 오전 정기주주총회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2022년도 현대백화점의 전략을 공개했다. 백화점 부문 약진과 면세사업 턴어라운드로 매출을 신장하고, 최근 인수한 온라인 매트리스회사 지누스와 시너지를 통해 그간 현대백화점의 약점으로 여겨진 온라인·해외사업까지 보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사장은 최근 진행된 글로벌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 인수와 관련해 "앞으로도 현대백화점과 시너지를 낼 기업이 있다면 인수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며 "과거에는 우리가 밖에서 보기에 효율 위주로 가는 그룹이었지만 이제는 건실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할 때다. 보여주기식 M&A(인수합병) 대신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M&A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누스 인수 배경에 대해서는 "현대백화점이 제일 고민하는 부분은 내수 시장이나 오프라인 쪽에서는 안정됐는데 온라인과 해외 부문"이라며 "질적 성장을 통해 이커머스에서는 전문성을 갖고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현대백화점이 인수 발표를 한 지누스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는 9000억원이다. 1조원에 육박하는 인수 규모에 대해 안팎에선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현대백화점이 보유한 현금이 3000억원이고 이 중 20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7000억원은 차입할 예정이다. 4000억원은 2~3년 짜리 회사채로 운용하고, 3000억원은 3개월 혹은 6개월짜리 단기 CP(단기 기업어음)로 충당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의 연간 현금창출력이 약 2000억~2500억원임을 고려하면 4년 내 상환 가능한 규모"라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또한 김 사장은 "올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추후 해외여행이 정상화 됐을 때 관련 소비가 해외나 면세점 등으로 빠질 수 있다는 백화점 업계 우려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현대백화점만 3600억원의 이익을 냈는데 올해 사업계획 상으로 45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며 "핵심 점포인 본점이 1조원을 돌파했고 판교점·무역점·더현대서울 약진에 킨텍스·충청·울산까지 나쁘지 않아서 올해도 긍정적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현대백화점의 호실적에는 안정적인 명품 MD(상품기획)와 MZ세대 고객의 비중확대 등이 뒷받침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사장은 "재작년 1조원 매출을 돌파한 판교점은 작년 1조 2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내년에는 2조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설명은 에르메스와 샤넬 등 명품 브랜드 입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루이비통 매장이 있는 판교점에 올해 에르메스와 샤넬까지 명품까지 입점한다면 경기권 최초로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보유한 백화점이 된다.
또한 MZ세대에 인기가 뜨거운 '더현대서울'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더현대서울도 개점 첫 해 8000억원을 올렸고 내년에는 최단기간 1조원 돌파 매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30 고객 비중이 50%로 기존 백화점과 차별점을 보인다"고 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의 성공을 밑거름삼아 MZ세대 눈높이에 맞는 MD를 다른 지점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젊은층을 메인으로 타깃하는 유플렉스를 중심으로 리뉴얼도 단행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지금은 명품으로 백화점이 먹고 살고 있는데 향후에는 MZ세대가 백화점을 살릴 것"이라며 "유플렉스에 MZ세대를 케어하는 부문을 접목하고, 본점·판교점 등에 2000억원을 투자해 리뉴얼하겠다"고 강조했다.
적자가 나고 있는 면세 사업에 대해서도 올 하반기께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김 사장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면세사업이 손익분기를 돌파할 것으로 본다"며 "면세점 사업은 후발주자이지만 볼륨화를 착실히 한다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하락한 주가 및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해선 "최근 유통주 자체가 약간 경쟁력이 떨어진다"면서 "이는 극복해야 하며, 투자를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당 등에서 그동안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앞으로 주주들에 더 신경 쓰겠다"라고도 했다.
끝으로 김 사장은 "이커머스 사업을 기존 방식대로 쿠팡 등과 경쟁하면 실익이 없다는 판단하에 전문성이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질적성장 방식을 택했다. 현대백화점과 시너지가 날 수 있는 회사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M&A에 나서겠다"면서 "온·오프라인 모든 플랫폼 기업이 경쟁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처절한 고민을 통해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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