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기대감에 정비사업 매물 몸값 다시 뛰기 시작집주인들 매물 거둬드리고 호가 올리며 눈치보기 돌입줍줍족도 등장···소형주택 주택 수 배제시 '갭투자' 더 늘듯"시장주의도 중요하지만, 추가 상승 억제책부터 나와야"
특히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미리 해당 지역에 집을 매입하는 등 투기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넷째주(2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한 달 반 내림세를 멈췄고, 서울 강남4구는 상승 전환했다.
금리인상 기조와 대내외 불확실성,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내림세를 이어가던 집값이 돌아선 것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윤석열 당선자가 후보시절 내놓았던 부동산 공약이 대부분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다 인수위가 다주택자 세금 중과 완화, 소형빌라 등 주택수 제외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건축 아파트는 물론 재개발지역 주택 몸값이 다시 오른 것이다.
실제 집값 상승은 재건축 아파트들이 견인했다. 부동산R114의 주간 아파트 시황 자료를 살펴보면 이달 1일 기준 전국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올랐다. 일반 아파트가 지난 1월 말부터 보합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강남4구 재건축 대장주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전용 84㎡ 기준 호가가 27억~28억원 선으로 형성된 상태다. 이는 지난 2월 25억4000만원(4층)에 거래된 것보다 2억 가량 오른 것이다.
재건축 대상 단지가 다수인 경기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들도 호가가 꿈틀되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 한양 아파트는 올 1월만 해도 39㎡ 최저 거래가가 6억을 안넘었지만, 현재는 6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며, 6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분당 현대아파트 60㎡는 연초 8억원 중반에 거래가 이뤄졌지만, 현재는 9억원대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다세대·연립주택 등의 상황도 마찬가지. 재개발을 노린 투자수요와 높은 아파트값에 우회한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드리고 호가를 높이면서 분위기를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소형 빌라와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등을 보유 주택 수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이 실시되면 '갭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윤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규제 완화가 호가 상승 등 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안들 외에도 민간 공급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집값을 밀어 올릴 수 있는 공약이 남아 있어 윤 정부가 원하는 '시장 안정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업계 한 전문가는 "고점 인식과 대출규제 등 문턱이 있기는 하지만, 현금부자들의 경우에는 문제가 안 된다"며 "공급량을 정비사업 등을 통해 늘리겠다는 복안이겠지만, 후폭풍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내 집을 지금보다 싸게 팔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번 올라간 집값은 다시 내리기 어렵다"며 "속도전을 펼쳐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 대부분의 조언인데, 사실 현 정부 정책은 박근혜 정부 초 등 부동산 침체기 때나 나올 내용이다. 저렴한 주택 공급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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