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 공략비대면·낮은 금리로 시중은행과 차별화CSS 고도화로 중저신용자 대출 늘려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인터넷은행의 대출액이 2조원 넘게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대출 잔액은 6조원 가까이 줄었다. 토스뱅크 대출 잔액이 1분기 1조8000억원 증가했고, 케이뱅크는 7200억원, 카카오뱅크는 1037억원 늘었다. 중·저신용자가 인터넷은행으로 몰린 영향이다.
인터넷은행의 강점은 '비대면'이다. 복잡한 대출 절차를 비대면으로 실현하면서 '모바일 대출 시대'를 열었다. 첫 발은 케이뱅크가 먼저였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0년 은행권 최초로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선보이면서 전자상환 위임장을 도입해 10여종에 달하던 제출 서류를 2가지로 간소화했다. 편리한 대출 절차에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가 더해지며 출시 1년만에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8월 내놓은 전세대출도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경쟁력을 앞세워 출시 6개월만에 6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출범한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달 개인사업자대출에 진출했다. 출시 한 달 만에 대출 규모는 1167억원을 넘어서며 대출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처음으로 주담대 상품을 선보인 카카오뱅크는 챗봇의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모바일 주담대를 선보였다. 출시 한달여만에 누적 약정금액은 1100억원을 돌파했다. 연 3%대 금리와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 등을 내세워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선 결과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5일부터 KB 부동산 시세 9억 원 이하의 수도권 소재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대상 가격 제한을 해제하고 대출 한도를 10억원으로 상향했다.
여기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맞춰져 있는 만큼 금융당국에 제출한 목표치도 달성해야 한다.
이들은 CSS 고도화를 통해 중·저신용자와 씬파일러 고객 확대에 몰두해왔다. 그 결과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1∼3월) 중·저신용자에게 신용대출 6253억원을 공급했다. 이는 1년 전(538억원)의 11.6배 규모다.
전체 신용대출 신규 공급에서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2021년 1분기 3.3%였지만 올해는 100%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한 효과다.
3월말 기준 무보증 중·저신용대출 잔액은 2조691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269억원 증가했다.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전년 말 17%에서 20%로 3%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는 25%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2분기에도 중·저신용 위주의 여신 정책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며 중·저신용 고객에 대한 변별력 강화를 위한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및 대안정보 활용 범위를 확대를 위한 기업 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출범 이후 지난달까지 5년간 2조5000억여원의 중·저신용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기준 중저신용대출 비중 20%를 넘겼다. 지난해 케이뱅크 중금리 평균금리는 5.98%로 저축은행 평균금리는 14.96%의 40% 수준에 불과했다.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케이뱅크로의 대환금액은 약 3000억여원으로, 금리를 고려하면 케이뱅크 고객은 약 400억원의 누적 이자 부담 경감 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케이뱅크는 통신사 요금제, 할부금 등의 통신데이터와 백화점, 마트 등 쇼핑데이터를 활용하는 맞춤형 CSS를 개발해 금융 이력 부족으로 상환 능력을 갖췄음에도 대출을 받지 못하던 씬파일러 고객의 대출 문턱도 낮췄다. 최근 맞춤형 CSS 도입으로 씬파일러 고객의 대출 승인률이 약 3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이 31.5%라고 5일 밝혔다. 지난해 말(23.9%)보다 7.6%포인트 늘었다.
토스뱅크의 경우 '금리 인하 요구 알림'을 통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5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전체 금리인하요구 건수는 총 2만4910건으로 금리 인하가 승인된 고객들은 최대 5%포인트 이상 금리가 낮아지거나 신용점수가 최대 279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건전성 부담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인터넷 은행도 신용도에 맞는 대출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가질 수 있는 금리 경쟁 여력이 충분하고 이를 얼만큼 지속적으로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중저신용자 대출과 관련해 고도화된 CSS개발 등으로 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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