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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10년만에 최고실적인데···이우현 부회장 보수 40% 깎였다

OCI, 10년만에 최고실적인데···이우현 부회장 보수 40% 깎였다

등록 2022.04.19 14:38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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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폴리실리콘 강세, 3년만에 배당재개재무건전성 강화···직원 임금도 17.1% 인상백우석 회장·이 부회장 보수는 오히려 삭감2017년부터 매년 8억씩 지급하던 상여 없애경영난 '적자'에도 4년간 총 64억원, 논란 여지작년 ESG위원회 신설하며 관련규정 정비한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OCI가 지난해 10여년간 이어진 '실적 암흑기'를 깨고 2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직원 평균 임금도 1년 전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최고 경영진 보수는 오히려 삭감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CI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2440억원, 영업이익 62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2.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OCI가 연간 매출 3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영업흑자를 낸 것도 2년 만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1년 1조1140억원을 달성한 이후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65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순손실 2512억원보다 9033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배당재원이 되는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구성하는데, 순이익이 클수록 배당여력도 확대된다. OCI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2020년 2082억원 적자에서 2021년 221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에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000원, 총 477억원을 지급했다. 2018년 실적에 대한 배당을 실시한지 3년 만이다.

호실적 배경에는 OCI 주력 제품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 급등이 있다. OCI가 제조하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은 태양광용 잉곳과 웨이퍼를 제조하는 주원료로, 이 산업 밸류체인의 가장 핵심소재다. 글로벌 각국이 탄소규제를 강화하면서 태양광 발전 비중은 크게 증가했고, 수급 불균형 발생으로 폴리실리콘 시장 가격이 올랐다. 실제 폴리실리콘 판매 단가는 지난해 4분기부터 kg당 3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손익분기점이 kg당 10달러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마진은 50% 이상이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는 한층 탄탄해졌다. 부채비율은 85.99%에서 82.60%로 3.39%포인트(p) 낮아졌고, 순차입금비율도 50.97%에서 35.53%로 떨어졌다. 통상 순차입금비율이 50%를 넘으면 자기자본보다 외부에서 빌린 자금이 많다는 의미로, 부실 우려가 존재한다. OCI는 순차입금비율을 30%대로 낮추며 재무 안정권에 진입했다.

OCI가 고무적인 실적을 기록하면서, 직원 임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OCI 직원들이 수령한 평균 급여액은 8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7600만원보다 1300만원(17.1%) 인상된 금액인데, 2020년 임금인상분 600만원(8.6%)의 2배에 달한다.

주목할 부분은 최고 경영진이 받은 보수는 오히려 절반 가량 삭감됐다는 점이다. 오너가 최측근인 백우석 회장은 지난해 급여와 상여 등을 포함해 총 9억5468억원을 수령했다. 이는 전년 보수 15억5499만원보다 38.6% 줄어든 금액이다. 오너3세인 이우현 부회장은 15억4968만원에서 40.2% 감소한 9억2597억원을 받았다.

백 회장의 기본급은 7억원에서 8억1000만원으로 15.7% 가량 올랐다. 하지만 상여가 8억원에서 9761만원으로 87.8%나 급감했고, 총 보수도 줄었다. 이 부회장 역시 기본급은 5억5000만원에서 6억3000만원으로 14.5% 인상됐지만, 상여가 8억원에서 9038만원으로 88.7% 깎였다.

두 명의 대표이사 급여가 크게 줄어든 배경에는 '상여 체계 변경'이 있다. OCI는 2017년부터 '직무발명보상규정에 의거해 회사의 사업·기술, 노하우, 영업비밀보호 등에 기인한 수익성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한다는 명목 아래 보상금으로 백 회장과 이 부회장에게 매년 말 8억원을 지급해 왔다. 보상금이 처음 도입된 시기는 이 부회장 부친인 고(故) 이수영 명예회장이 별세한 직후다. 당시 이 부회장은 선대회장이 갑작스럽게 작고하면서 1000억원대의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새로운 보상금 규정을 만든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주장이다. 특별 보상금으로 이 부회장의 보수는 3배 가량 뛰었다.

OCI는 두 사람에게 4년간 보상금 총 64억원을 지출했다. 특히 중국산 저가 폴리실리콘 유입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2019년과 2020년에는 2년 연속 영업적자에 빠졌지만, 두 사람의 보상금 수령은 이어졌다. OCI가 특별 보상금을 없앤 것은 지난해다. 대신 상여금을 '회사 영업이익의 5%'를 기준으로 책정하는데, 2017년 이전까지 적용되던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OCI가 ESG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임원 보수와 관련된 프로세스에도 변화를 줬다고 추론한다. OCI는 지난해 7월 28일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조직했다. ESG위원회는 환경(E)과 사회(S), 지배구조(G)에 관한 전략과 주요사항을 수립, 검토,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특정인에게만 보상금을 주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2019년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된 김택중 사장에게는 보상금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 백 회장과 이 부회장이 상여로 8억원을 수령할 동안, 김 사장은 별도의 상여금을 받지 못했다. ESG위원회가 출범한 당일 보상위원회도 '이사보수 조정 승인' 안건을 다뤘는데, 이때 특별 보상금 관련 규정을 폐지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OCI 관계자는 "이사회나 보상위원회에서 제반상황과 조건을 고려해 결정된 사항"이라며 "세부적인 내용은 공시된 내용 외에는 규정상 공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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