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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M&A로 흑자전환' 에이치엘비···'리보세라닙' 가치 증명 남았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M&A로 흑자전환' 에이치엘비···'리보세라닙' 가치 증명 남았다

등록 2022.04.26 17:34

수정 2022.04.26 17:45

박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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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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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매출액 전년 대비 1052% 급증···관리종목 지정 우려 불식흑자전환에도 공매도 폭격···'리보세라닙' 허가 여부가 주가 관건국내 유일 3개 병증 신약허가신청 추진···연내 최소 2건 통과 기대나노코박스 긴급승인 지연···글로벌 코로나 백신 유통 어려울 듯

'M&A로 흑자전환' 에이치엘비···'리보세라닙' 가치 증명 남았다 기사의 사진

에이치엘비가 M&A(인수합병)을 앞세워 4년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주가를 끌어올리진 못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물량을 크게 늘린 데다 본업인 신약 개발에선 성과가 지지부진해서다. 매출을 1000% 이상 늘리며 수익성을 개선한 만큼 '리보세라닙'의 가치 증명만 숙제로 남게 됐다.

지난 25일 에이치엘비는 올해 1분기 매출액(별도 기준) 634억3800만원, 영업이익 188억68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넌 동기 대비 매출액은 1052% 늘었고,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했다. 에이치엘비는 무려 4년 만에 흑자를 내면서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에이치엘비의 실적이 단기간에 개선된 건 지난해 말 에프에이 인수로 재편한 '헬스케어사업부' 덕분이다. 지난 1월 에이치엘비에 흡수합병된 에프에이는 체외진단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지난 2019년 87억원이었던 매출액을 약 1200억원으로 불렸다. 특히 미국 대형 헬스케어 전문회사인 '애보트'가 최대 고객이라 앞으로도 안정적인 매출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에이치엘비의 헬스케어사업부는 감염증 예방에 필수적인 체외진단도구, 알콜스왑, 세정제, 동물의약외품 등을 판매하며 흑자전환의 일등공신이 됐다. 향후에는 면역 진단용 키트 개발을 위해 나노 소자를 활용한 첨단 진단기술연구소도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4년 만의 흑자 발표일에 쏟아진 공매도···주가는 또 하락 마감
하지만 이날 주가는 기대와 다르게 하락 마감했다. 에이치엘비의 이날 종가는 2만92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0.51%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흑자전환 공시가 장중에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로선 아쉬운 가격이다.

호실적 발표일에 에이치엘비의 주가를 짓누른 건 '공매도' 때문이라는 게 개인투자자들의 판단이다. 실제로 에이치엘비의 이날 공매도 거래대금 약 53억원으로, 거래비중은 18.62%에 달했다. 에이치엘비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50억원을 넘은 건 지난해 11월 19일(58억원) 이후 5개월 만이다.

에이치엘비 개인투자자 A씨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개인은 흑자전환을 호재로 보고 주식을 매수했지만 외국인들은 20만주를 매도했고, 이 가운데 19만주가 공매도 물량"이라며 "악재가 나왔을 때의 공매도는 납득할 수 있지만, 호재에도 공매도 세력이 주가를 누르는 건 분통이 터지는 일"이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2월 16일 불거진 불공정거래 의혹 이후 에이치엘비는 연일 하락곡선을 그려왔다. 당시 에이치엘비는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2조원 가까이 증발하면서 코스닥 시총 순위도 3위에서 9위로 급전직하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이에 대한 심의를 반년 이상 미루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리보세라닙' 판매허가 지연에 주가 발목···NDA 자료보완 막바지
다만 본업인 신약 개발에서의 지지부진한 성과가 주가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에이치엘비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는 미국 품목허가만 3년째 시도하고 있다.

리보세라닙은 지난 2004년 미국 어드밴첸 연구소가 개발한 표적항암제로, 지난 2007년 미국 내 자회사인 엘레바를 통해 글로벌 판권(중국 제외)을 확보했다. 이후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중국 제약사 항서제약이 중국 현지에서 위암 3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현지 판매 중이지만 그 외 지역에선 허가를 받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말기 위암 치료제로 2019년 글로벌 임상 3상을 끝낸 뒤 식품의약국(FDA)과 품목허가 전 사전미팅(pre-NDA)까지 진행했지만 1차 유효성 지표인 OS(전체생존기간) 결과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않아 자료 보완을 요구받았다.

이에 회사 관계자는 "이미 임상 3상을 마쳤고 실제 중국에서도 팔리고 있는 약"이라며 "추가 데이터를 가지고 자료를 보완하고 있는데 거의 막바지 단계"라고 설명했다.

◇3개 병증 동시 NDA '국내 유일'···"기업가치 제고 기회"
일각에서는 3개 병증에 대한 신약허가신청(NDA)이 한꺼번에 진행되면서 개발 로드맵이 엉킨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끝났어야 할 위암 NDA가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지연되면서 올해는 간암과 선양낭성암까지 동시에 NDA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FDA가 회사의 보완자료를 받아들여 품목허가를 내줄지는 알 수 없지만 항서제약과 진행하고 있는 간암 1차 글로벌 임상 3상, 선양낭성암 1차 글로벌 임상 2상 등이 올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회사는 연내 최소 2건의 암종에 대한 NDA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선양낭성암 적응증에서는 리보세라닙이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고, 외과적 시술 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가속승인제도를 이용해 임상 3상 없이 바로 NDA 제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회사 측은 "간암 적응증 임상 3상과 선양낭성암 임상 2상의 환자 모집 및 투약은 모두 완료된 상태"라며 "현재 추적관찰 중으로 올해 안에 임상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 중 FDA에 2건 이상의 NDA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는 곳은 에이치엘비가 유일하다. 업계는 리보세라닙의 암종별 임상이 모두 끝나면 에이치엘비의 기업가치가 한층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보세라닙 매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항서제약으로부터 리보세라닙 중국 판매분에 대한 첫 로열티로 5000만 위안(한화 약 94억원)을 수령했다. 지난해부터는 중국에서 간암 2차 치료제로도 판매되고 있어 올해 로열티 수령 규모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투자자 A씨는 "에이치엘비는 자기자본으로 항암제를 개발해 1~3상 임상을 모두 마친 국내 최초의 제약·바이오사"라며 "이미 위암 3차 임상이 끝난 리보세라닙은 중국 항서제약이 현지에서 7년째 판매하고 있고, 관련 논문만도 900편이 넘기 때문에 효능은 이미 입증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접종 늘고 '위드코로나' 국면···나노코박스 유통 기대감은 식어
한편 기대를 모았던 베트남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박스'의 유통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베트남 보건부의 긴급승인이 지연되는 사이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베트남 국민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다가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뉴노멀'을 지향하면서 방역 지침을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노코박스는 베트남 제약사 나노젠이 개발 중인 단백질 재조합 방식 코로나 백신으로,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에이치엘비는 지난해 8월 베트남 제약사인 나노젠과 나노코박스의 긴급사용승인 이후 글로벌 권리를 이전받는 협약(MOU)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나노젠은 인도와 베트남 등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서 판매를 담당하고 그 외 국가는 에이치엘비가 판매와 생산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나노젠의 나노코박스가 긴급승인을 받으면 글로벌 권리 이전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승인이 늦어지고 있어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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