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대규모 투자 4건···내년 대기업 지정 예고한국유리공업·포승그린파워 인수···매그나칩 검토LX인터·세미콘 역대 최고 성적···하우시스는 주춤계열분리 마무리···LG 의존도 줄이기 여전히 숙제
구 회장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손자이자 고 구자경 명예회장의 3남이다. 지난해 5월 LG그룹의 지주회사 ㈜LG의 인적분할로 LX홀딩스가 설립됐으며 지난해말 구광모 회장과 구본준 회장 간 지분정리도 끝마쳤다.
구 회장은 LX그룹 설립 후 공격적으로 외형을 넓히고 있다.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LG를 이끌었던 '독한 리더십'이 LX에도 그대로 녹아들었다는 평가다.
◇적극적인 신사업 기회 모색···구본준의 '투자 본능' = 구 회장은 올해 들어 빠르게 신사업을 모색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장 변화가 두드러진 곳은 LX인터내셔널이다. LG상사에서 이름을 바꿔단 LX인터내셔널은 LX그룹 편입 후 1년간 4건의 통 큰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LX인터내셔널은 SKC, 대상과 함께 친환경 신소재 고강도 생분해소재 사업을 진행하는 '에코밴스'를 설립했다. LX인터내셔널은 이 회사에 360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획득했다.
올해 2월에는 450억원을 출자해 친환경 복합 물류센터 개발 및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자회사 '에코앤로지스부산'을 세웠다. LX인터내셔널은 내년 상반기까지 설계와 인허가를 마치고 오는 2025년 상반기 준공 및 운영을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타 기업 인수를 통한 신규사업 모색도 눈에 띈다. LX인터내셔널은 최근 한국유리공업과 포승그린파워를 품에 안았다. 3월 말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 인수를 결정했으며 4월에는 포승그린파워 지분 63.34%를 사들였다.
한국유리공업은 판유리 분야 국내 2위 기업으로 LX그룹 계열사 LX하우시스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LX인터내셔널은 인수금액으로 자기자본 대비 24.85%에 달하는 5925억원을 투입한다.
바이오매스 열병합 발전회사 포승그린파워 인수에도 950억원을 투자했으며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광물 채굴부터 셀 생산까지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LG 컨소시엄'에도 합류했다.
최근 구본준 회장은 반도체 투자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LX그룹은 국내 시스템반도체 업체 매그나칩 인수를 검토 중이다. LX그룹은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LX세미콘을 자회사로 보유 중인 만큼 매그나칩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대기업 지정 예고···LG 의존도 탈피는 숙제 = 적극적인 투자와 주요 계열사 성장에 따라 LX그룹의 자산 총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5월 초 LX홀딩스 출범 당시 그룹 공정자산 총액은 8조원대였으나 지난해 말 기준 10조원을 살짝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단 LX그룹은 지난달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76개) 신규 지정 회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년도와 같이 LG그룹에 편입돼 대기업 지정은 1년 더 미뤄진 것이다.
LX그룹 관계자는 "공정위 계열분리 신청과 관련한 준비 작업에 생각보다 시간이 좀 더 소요됐다"며 "조만간 계열분리 신청을 할 것이며, 그에 따른 심사나 결과가 순차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X그룹은 자산 총액이 10조원을 넘기면서 내년에 공정위 지정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분류될 예정이다. 재계 순위는 50위 내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공정위 발표에서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기업은 47위 이랜드(10조340억원)까지다. 10조원 아래로는 태광(48위, 9조7930억원), 금호석유화학(49위, 9조6080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계열사 성장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주요 계열사 가운데 LX인터내셔널과 LX세미콘이 사상 최대 성적을 기록했다.
1분기에도 LX인터내셔널은 매출액 4조9181억원, 영업이익 245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11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LX세미콘도 매출액은 44.2% 증가한 5851억원, 영업이익은 115.9% 늘어난 1279억원을 기록했다.
단 LX하우시스는 건축자재 마진 악화로 좀처럼 부진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1분기 LX하우시스의 매출은 11.7% 증가한 8614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4% 줄어든 69억3500만원으로 집계됐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건자재 중심의 뚜렷한 매출 성장 기조에도 마진율 회복 속도는 여전히 더딘 상황"이라며 "프리미엄 제품 매출 확대와 자동차소재, 산업용필릅 적자 축소, 원자재 가격 안정화 여부가 손익 회복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여전히 높은 LG그룹 의존도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LX그룹 핵심 계열사로 그룹 매출의 50% 이상을 책임지는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전채 매출의 45%가 LG전자에서 발생했다.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LX판토스의 LG 의존도는 더 높다. LX판토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LG화학 등 LG그룹 매출 의존도는 60.9%에 달했다. 2020년 64.4%와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매출 50% 이상을 LG그룹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LX세미콘도 여전히 전체 매출의 70% 가량을 LG디스플레이가 책임지고 있다.
LX그룹 관계자는 "전 계열사가 고객 다변화, 신규 고객 확충 의지를 갖고 움직이고 있다"며 "이 같은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향후 매출이 증가하고 자연스럽게 LG와의 거래 비중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jisuk618@newsway.co.kr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lenno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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