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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커머스와의 경쟁 점화···'脫 TV' 선언한 TV홈쇼핑

NW리포트

T커머스와의 경쟁 점화···'脫 TV' 선언한 TV홈쇼핑

등록 2022.05.10 16:39

수정 2022.05.10 17:16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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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업계, T커머스 거센 공세 속 송출수수료 부담TV 의존도 줄이고 디지털 전환하는 등 체질개선 나서

T커머스와의 경쟁 점화···'脫 TV' 선언한 TV홈쇼핑 기사의 사진

홈쇼핑업계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T커머스는 물론 이커머스 업체들의 거센 공세 속에 유선방송사업자 송출수수료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더욱 악화하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업계 빅4인 롯데·현대·CJ·GS의 합산 영업이익은 4919억원으로 전년보다 20.4% 감소했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120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대비 33% 줄어든 수치로 4사 중 감소 폭이 가장 크다. 같은 기간 GS샵의 영업이익은 13.9% 감소한 1360억원, 현대홈쇼핑은 25.5% 줄어든 1285억원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은 18.5% 감소한 1020억원으로 집계됐다.

홈쇼핑업체들의 영업이익이 큰 폭 감소한 것은 시청률이 하락한 영향에 더해 마다 늘어나는 송출수수료 부담 탓으로 풀이된다.

OTT 등 인터넷·뉴미디어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TV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방송통신위원회의 '2021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필수매체로 꼽은 비율은 70.3%에 달한 반면, TV는 27.1%에 그쳤다. OTT와 VOD 서비스를 통한 방송 프로그램 시청 비율은 37.9%로 전년 대비 5.6%포인트(p) 증가했다.

송출수수료 또한 연이은 인상이 거듭되고 있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업체들이 유료 방송사업자에 내는 일종의 자릿세로, 지난해 업계가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2조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홈쇼핑업체 전체 매출의 절반 수준으로 지난 10년간 무려 4배 증가했다.

홈쇼핑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지급 비율은 2016년 36.6%, 2017년 39.3%, 2018년 46.8%, 2019년 49.6%, 2020년 50.3%로 증가했다. 2020년 기준 각사의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CJ온스타일 52.7%, GS홈쇼핑 68.3%, 롯데홈쇼핑 53.1%, 현대홈쇼핑 47.7%, NS홈쇼핑 48.7%이다. 12개사(홈쇼핑 7개사+T커머스 5개사) 매출의 53.1%가 송출수수료로 지급된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대기업의 자본력을 뒷배로 둔 T커머스까지 TV홈쇼핑을 맹추격하고 있는 실정이다. T커머스는 양방향 데이터 쇼핑으로 리모컨으로 원하는 상품을 자유롭게 선택해 시청하고 구매할 수 있다. TV홈쇼핑과 달리 생방송이 아닌 녹화 방송만 가능하다.

그럼에도 최근 SK스토아, KT알파, 신세계라이브쇼핑 등 T커머스 3사는 TV 앱을 활용한 라이브커머스 송출을 시작하며 홈쇼핑 업체들을 위협하고 나섰다. K쇼핑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모바일·TV 앱에서 동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라이브K(Live K)'를 선보였다. SK스토아는 'SK스토아온' 2.0을 앞세워 TV 라이브 방송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쇼핑도 지난해 12월부터 TV 앱에서 라이브 방송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처럼 T커머스 업체들이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는 것은 TV에서 곧장 생방송을 송출하는 것이 아닌 화면상에서 TV 앱을 선택해야 생방송 화면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홈쇼핑업계는 T커머스 업체들이 중간 장치를 둬 교묘하게 원칙을 피해 가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최근 중소기업 전용 T커머스 채널의 신설까지 추진되고 있어 홈쇼핑업계와 T커머스업계 간 갈등은 더욱 깊어질 조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의 실적을 비교했을 때 T커머스를 TV홈쇼핑과 비교하기엔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T커머스가 TV홈쇼핑의 채널 앞번호를 뺏어가며 위협을 가하고 있다. 채널 번호가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홈쇼핑 업체들은 새롭게 생겨나는 T커머스를 견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KT 올레TV는 K쇼핑을 2번에서 12번으로, NS홈쇼핑을 12번에서 2번으로 변경했다. 올레TV에서는 SK스토아(17번), 신세계TV쇼핑(20번)도 비교적 앞자리 번호에서 방송을 송출 중이다. LG유플러스에서는 K쇼핑이 2번, SK스토아가 17번, 신세계TV쇼핑이 21번을 차지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에선 K쇼핑이 T커머스 3사 중 가장 좋은 4번 채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른 TV홈쇼핑과의 거래액 격차도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T커머스 순수 취급액은 3조6783억원, TV홈쇼핑은 7조7897억원으로 격차가 두 배에 이르렀으나, 2023년엔 T커머스 거래액이 TV홈쇼핑의 80% 수준까지 치고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T커머스 업체는 지난해 처음으로 모두 연간 흑자를 거두며 수익성에도 탄력이 붙었다.

홈쇼핑업계는 TV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디지털 전환에 나서는 체질 개선하는 등 생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롯데홈쇼핑은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를 3차원 가상 세계로 구현하고 아바타를 통해 상품과 브랜드 체험이 가능한 '메타라이브 스튜디오'도 구축했다.

현대홈쇼핑은 디지털전환 팀과 미래전략팀 등에서 메타버스와 NFT 사업 추진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 성우를 도입하고 가상현실(VR)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홈앤쇼핑도 올해 라이브커머스를 강화하는 등 모바일과 디지털 부문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선 TV홈쇼핑을 사양산업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결국 모바일을 비롯해 다양한 플랫폼 병행에 성공한 몇몇 업체들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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