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전망 속에 유동성 축소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가상화폐 시장에 또다시 충격이 가해지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코인 가격이 급락 중이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인 기업가 앨릭스 마신스키 등이 설립한 셀시어스는 그동안 가상화폐를 예금할 경우 18%대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170만명의 예금자를 끌어모았다.
셀시어스는 이를 통해 수십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굴렸지만, 전통적인 금융기관과 같은 규제를 받지 않았다.
셀시어스 측은 예금 인출 중단 전날에도 트위터를 통해 그동안 예금 인출에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다며 문제 가능성을 부인해왔다.
하지만 가상화폐 가격 폭락 흐름 속에 12일 "극한의 시장 상황 때문에 계좌 간 모든 인출·스와프·이체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언제 인출 서비스를 재개할지 언급하지 않은 상태다.
셀시어스의 이번 폭락 배경은 UST 실패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UST의 경우 자매 코인인 루나(LUNC)의 발행량을 조절해 UST 가치를 1달러로 유지하는 알고리즘을 채택했으며, 루나 수요를 일으키기 위해 20%에 가까운 이자율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셀시어스 측이 원금을 보장하면서 어떻게 계속 높은 이자를 지급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해왔고, 여러 차례 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UST와 셀시어스 모두 새로운 투자자가 유입돼야 자금 흐름이 유지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탈중앙화 금융(DeFi)은 사상누각이다. 현실 세계에서 쓸 데가 없다", "전 세계적인 금융 무정부상태다",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사태)과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아무 경제활동 없이 20% 수익률을 약속하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폰지사기 구조다", "투자자들이 (합리적 판단 없이) 설립자가 위로성으로 올리는 트위터 게시물에 의존한다"는 등의 비판도 제기됐다.
셀시어스 인출 중단의 여파가 가상화폐 시장 바깥으로 전염될 가능성은 제한적이겠지만, 캐나다 연금관리회사인 CDPQ 등 제도권 기관이 셀시어스에 투자한 만큼 여파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가상화폐 업계 곳곳에서 안정성과 신뢰에 금이 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13일 한때 거래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재개했으며, 유동성 부족 때문에 서비스를 중단했는지 등은 불분명한 상태다.
바이낸스 측은 불황기인 현재 인재를 영입하고 인수합병을 하는 등 투자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3일 한때 가상화폐 트론과 연계된 스테이블 코인 USDD도 달러와의 고정이 끊어졌다.
이 때문에 1개당 1달러로 가치가 고정되도록 설계된 USDD 가격은 한때 0.91달러로 떨어졌고, 트론 측은 공매도를 막기 위해 트론 DAO(탈중앙화 자율조직)가 20억달러(약 2조5천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4일 오전 11시 1분(한국시간) 현재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8천953억달러(약 1천154조원)로 쪼그라들며 9천억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작년 11월 2조9천680억달러(약 3천826조원)로 정점을 찍었던 가상화폐 시총이 7개월 만에 2조달러 넘게 증발한 것이다.
10일까지만 해도 3만달러 부근에 있던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2020년 12월 이후 최저인 2만1천달러선 아래로 내려갔고, 10일께 1천700달러선 위에 있던 이더리움 가격도 1천100달러선을 기록 중이다.
지난 7일간 비트코인은 약 27%, 이더리움은 약 36% 각각 급락했다.
지난해 7달러까지 올랐던 셀시어스의 자체 코인 셀(CEL) 가격은 한때 15센트까지 추락했다.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