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새 코인 시총 4천억 달러 증발···비트코인 지지선 무너져해외 가상자산 거물, 비관론 거듭 제기···"신뢰 회복 시간 걸려"올해 10월 가상자산기본법 입법 추진···미국도 관련 규제 검토 악재 더해지자 직원 감원 나선 해외거래소···실적 하락 직면해업계, "중장기적으로 개선 어려워···신규 사업 성공이 관건"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세계 가상자산 시가 총액은 지난 20일 오후 1시 기준 1주일 전인 8654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시가 총액이 1만2840억 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한 달 사이 약 4100억 달러가 사라진 셈이다.
지난 19일엔 8075억 달러까지 내려가 지난해 1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동안 1만 8067달러대까지 내려왔다가 12시 기준 1만 9959달러까지 회복한 상태다. 지난해 6만 8789달러까지 가격이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 약 70% 가량 하락한 것이다.
가상자산의 시세가 맥을 못 추고 있는 원인은 급격한 긴축 정책과 이더리움 생태계 불안정에 따른 셀시우스 인출 중단사태 등 여러 악재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이에 최근 해외 가상자산 전문가 사이에선 비관적인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의 제이 햇필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비트코인의 2만달러 시세는 중요한 기술적 저지선이었는데, 저지선이 무너지면서 더 많은 마진콜과 강제 청산을 초래할 수 있다"며 "유동성으로 인한 버블 붕괴가 본격화되면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1만 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가상자산 운용사 갤럭시디지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CEO) 역시 "미 연준이 유동성을 회수하면서 가상자산과 주식 등 자산들이 상당한 하방압력에 직면해 있고, 셀시우스 등의 심각한 사고로 인해 불확실성과 의심이 커지고 있다"며 "가상자산 시장은 신뢰를 회복하고 정상화되기 위해 일정 기간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주목되는 점은 안 그래도 가상자산 투자 외면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규제 도입도 임박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권은 '테라·루나' 사태 이후, 가상자산기본법(가칭)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선 오는 10월 이후 본격 추진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도 현재 민주·공화 양당이 발의한 '책임 있는 금융 혁신 법안'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규제 논의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한 만큼,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벌써부터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18%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한다고 밝혔고, 가상자산 대출 회사 블록파이도 전체 직원 850명 가운데 20% 정도를 감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지난 1분기 일제히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878억 83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21억 원) 대비 46.9% 급감한 수준을 보였다. 국내 2위 거래소인 빗썸은 영업이익 84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2177억원) 대비 61.2% 쪼그라들었다.
업계에선 당분간 가상자산 거래소 실적이 개선 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현실적으로 시장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부분의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실적 악화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수수료에 쏠린 수익 모델을 벗어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 및 메타버스, 부동산,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다수의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성장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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