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이어 7월 열리는 금통위서 기준금리 인상 시사'빅스텝' 결정은 신중···물가·성장률·가계부담 등 살펴야
이 총재는 이날 오전 10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향후 국내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지난달 전망 경로(연간 4.5%)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6월 소비자 물가가 6% 넘을 것인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5월 상승률 보다는 좀 더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내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5월에 이어 다시 한 번 더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그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데이터를 보면 물가 여건의 변화가 있었다"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정점 기대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졌고,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제한 등으로 국제 유가가 이달 120달러 안팎으로 크게 오르는 등 대외 여건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높은 물가 오름세가 장기화 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내외 물가상승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물가 목표인 2%를 넘어 3%를 상회하고 장기 기대인플레이션도 2%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물가가 임금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임금·물가간 상호작용(feedback)이 강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기침제로 볼 수 있느냐는 하는 것에는 여러 견해가 존재하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이 맞다 아니다를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5월 금통위 때 보다는 물가는 좀 더 올라갔고 성장률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침제로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금리역전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통화 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금리가 굉장히 올라가서 다른 나라를 따라가는 상황"이라면서 "과거의 경험이 반드시 지금 상황하고 동일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75bp, 100bp 등 숫자에 꼭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전반적으로 볼 때는 미국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우리하고 금리차가 굉장히 크게 되면 환율에 미치는 영향, 자본 유치에 미치는 영향이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금리차가 생길 때 이것이 우리나라만 생기는 것인지 다른 메이저 국가들도 차이가 생기는 것인지 또 그로 인해서 환율에 주는 영향은 어떤 것인지, 자본 유출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 그때그때 상황을 보면서 적절히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립금리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 총재는 "중립금리를 공개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학계자료나 한은 연구 논문 등에서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물가 안정을 초점에 두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빅 스텝을 할 것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물가가 올라갔을 때 우리 경기에 미치는 영향, 또 이걸 통해서 환율이 주는 영향, 변동금리채권이 많기 때문에 여러 가계의 이자 부담 비용에 미치는 영향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오름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이 추세가 어느 정도 진정될 때까지는 물가 중심으로 통화 정책과 정책을 운영해야 된다"며 "이것은 변함 없는 포워드 가이던스"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 양과 속도에 대해서는 주변에 여러 가지 나오는 새로운 데이터를 보고 금통위원 함께 적절히 판단해서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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