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물가상승률·기대인플레이션↑·원화약세기준금리 0.5%p 올려 '인플레 파이터' 역할 할 듯실물경제 타격 불가피···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
11일 금융투자업계 등 시장에 따르면 한은이 역대 최초로 기준금리 0.50%포인트(p) 인상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금통위 사상 첫 결정으로 코로나19 유행으로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0.50%p 인하하는 '빅 컷'에 이은 파격적인 결정이다.
여기에 지난 4월 5월에 이어 3회 연속 인상하는 것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이러한 결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물가 상승이 있다. 지난달 물가가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6%까지 치솟은데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에 다다랐다. 한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10년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경제 주체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으면 향후 물가 인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소비자들이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은 4.0%로 역시 한 달 만에 0.6% 포인트 올랐다.
여기에 미국 긴축 속도도 문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조만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 금리 역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이 7월 빅스텝을 단행하더라도 금리 역전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0.00∼0.25%포인트로, 금통위가 13일 0.25%포인트만 올리고 미국 연준이 빅 스텝만 밟아도 0.00∼0.25%포인트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원달러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역전되면 국내 자본유출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기대 인플레이션으로 7월 금통위 '빅 스텝(50bp)'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면서 " 7월 이후 올해 남은 3차례 금통위에서는 매번 25bp씩 기준금리 인상이 이루어져 2022년 연말 한국 기준금리로 3.00%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다면 긴축은 빨라질 수 밖에 없다"면서 "중앙은행은 긴축의 기회비용(경기 희생)이 가장 적을 때 긴축을 많이 시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긴축의 기회비용은 경기의희생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에게 허락된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면서 "긴축을 견딜 수 있는 경기 체력이 될 때통화정책을 신속하고 강하게 시행함으로써 인플레이션도 잡고, 경기 희생도 줄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물가 관리에만 초점이 맞춰질 경우 경제 성장이 뒷걸음질 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4.3%를 기록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게 되면 늘어나는 이자부담과 함께 소비가 위축 되면서 실물 경기가 침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수출 둔화와 소비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은이 빅스텝을 밟으면 경기 침체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올해 3분기부터 침체가 시작돼 내년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 갈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격적 금리 인상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한은의 금리 인상이 경기 둔화 혹은 침체를 가져올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높은 소비자물가, 기대인플레이션, 원화 약세 등의 이유로 7월 빅스텝을 예상한다"면서도 "8월에 발표될 수정 전망에서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높은 물가 및 금리인상으로 민간소비 여력도 감소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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