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PF대출 사업장 1174곳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점검한 결과 공정률이나 분양률이 저조한데도 '정상'으로 분류된 대출 규모가 1조3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은 가계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빠르게 늘었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 상위 10개사의 부동산 PF 대출은 4조5357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2조9606억원) 대비 53.2%(1조5751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와 더불어 저축은행 평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같은 기간 13.1%로 나타났다. 현재 감독규정상 기준인 7%(총자산 1조원 이상은 8%)를 상회하고 있지만 2020년 12월말 14.2% 대비로는 1.1%포인트(p) 하락했다. 높은 자산증가율을 보여 온 상위권 저축은행 일부는 자본적정성 비율이 11% 이하로 내려갔다.
문제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고 있고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PF 사업장의 사업 지연·중단의 우려가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부동산 PF 대출을 무분별하게 늘린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잇달아 파산하면서 벌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괜한 우려가 아니다.
이번 금감원의 점검에서 실제 공사가 중단된 사업장은 24곳 뿐이었지만 공정률과 분양률 등이 저조한 '요주의 사업장'에 대한 대출 규모는 2조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가운데 저축은행이 건전성 분류를 '정상'으로 해놓은 대출 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절반이 넘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PF대출 리스크 관리를 강조해왔다. 지난 8일 저축은행 CEO들과 간담회에서도 "PF 대출은 현장실사 등 점검 주기를 단축하고 분양률 등을 반영한 사업성 평가를 철저히 해달라"면서 "금감원도 전체 저축은행의 PF 대출을 대상으로 대손충당금이 적정하게 적립되고 있는지 중점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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