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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운명의날'···오늘도 협상 결렬땐 '공멸' 우려

대우조선 '운명의날'···오늘도 협상 결렬땐 '공멸' 우려

등록 2022.07.22 12:30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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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노사협상 재개, 임금인상률 대략 합의손해배상 소송· 폐업사 고용승계 놓고 막판 이견불법파업 51일째···대주주 산업은행 "파산 검토" 공권력 투입 가능성에 금속노조 '전면대결' 불사당장 내일부터 2주간 여름휴가, 극적타결 불가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하청업체 노동조합의 불법파업 장기화로 생존기로에 놓인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이 '운명의 날'을 맞았다. 당장 23일부터 2주간 하계휴가가 시작되는 만큼, 22일까지 극적 타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공멸'하게 될 것이란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사내협력업체와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는 이날 오전 8시께 협상장소인 대우조선 금융동 6층에서 재회했다. 하청 노사는 전날에도 오후 10시25분까지 12시간 가량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다. 임금 인상률의 경우 5% 안팎 인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해배상 청구와 고용승계 등 쟁점이 된 일부 안건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하청지회는 협력사들이 노동부에 제기한 진정을 취하하고, 향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이미 폐업한 업체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주장한다. 반면 협력사와 원청인 대우조선은 손배소 소송이 불가피하고, 고용승계도 감당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대우조선이 '하투'(夏鬪)에 휘말린 지도 51일째다. 하청지회 소속 노조원 150여명은 지난달 2일 임금 30% 인상과 상여금 연간 300% 지급, 노조 전임자 활동 보장, 집단교섭 요수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달 22일에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건조작업 중이던 옥포조선소 1도크를 불법 점거했다.

이 여파로 배를 물에 띄우는 선박 진수작업이 무기한 연기됐다. 진수 후공정도 전면 중단된 상태다. 안벽에 계류한 선박에 각종 장비를 설치하는 의장작업은 물론, 인도하기 전 무조건 거쳐야 할 시운전도 불가능한 상태다. 대우조선은 하청지회 불법파업으로 현재까지 누적 손실액만 7000억원이 넘었다. 다음달에는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협력업체들은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사내·외 협력사를 모두 합치면 200여곳인데, 이 중 사내협력사는 100여개다. 협력사는 블록 제조와 용접, 도장 등 선박 건조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이번 불법 파업으로 생산물량 제조일과 납품일을 맞추지 못하면서 연쇄적인 도산이 잇따르고 있다. 하청지회 파업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문을 닫은 사내협력사는 12곳이다. 여기에 사외협력사까지 포함해 추가로 폐업을 알려온 곳만 7곳이 넘는다.

예상보다 사태가 길어지면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파업에 따른 손실 규모가 확대될 경우 파산까지 검토하겠다"는 경고 메세지를 날렸다. 정부 역시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언급하며 물리력 동원을 시사했다. 경찰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농성장 주변으로 경찰 인력과 기동대 버스를 배치했고, 상공에 헬기를 띄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양측 모두 여름휴가가 시작되기 전 의견 일치를 이뤄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모았다. 공식적인 휴가는 이달 25일부터 8월5일까지지만, 주말을 고려하면 당장 내일부터 필수인력을 제외한 원·하청 직원 2만여명은 출근하지 않는다. 파업에 참여중인 하청지회 노조원만 조선소를 지키는 만큼, 인력공백에 따른 파업 동력을 상실할 것이란 전망이다.

원청인 대우조선도 걱정이 크다. 휴가기간 동안에는 별다른 손을 쓸 수 없고, 휴가가 끝나면 손실액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게 된다. 유동성 흐름이 악화된 상태에서 경영 부담만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파업 리스크가 추가 수주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계약 파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노노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을 우려가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정부의 공권련 투입은 정부와 노동자의 전면대결 신호탄"이라며 정권 퇴진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하청지회 파업으로 원청 직원들이 부분 휴업에 돌입했고, 결국 원청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전날부터 이틀간 민주노총 금속노조 탈퇴를 위한 찬반 투표를 실시 중이다. 이날 오후께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탈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산업의 '파산' 언급으로 원청과 협력사, 하청지회 모두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전향적인 자세로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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