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4℃

  • 인천 -1℃

  • 백령 5℃

  • 춘천 -1℃

  • 강릉 3℃

  • 청주 1℃

  • 수원 2℃

  • 안동 -1℃

  • 울릉도 9℃

  • 독도 9℃

  • 대전 -1℃

  • 전주 1℃

  • 광주 1℃

  • 목포 5℃

  • 여수 5℃

  • 대구 2℃

  • 울산 7℃

  • 창원 5℃

  • 부산 7℃

  • 제주 6℃

오피니언 달면 삼키고 쓰면 뱉겠다는 카카오

오피니언 기자수첩

달면 삼키고 쓰면 뱉겠다는 카카오

등록 2022.07.28 14:09

배태용

  기자

공유

reporter
그동안 풍문으로만 전해졌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카카오가 공식화하면서 노사 간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 유니언(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은 본격적인 노동 쟁의에 나서며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카카오 유니언은 매각 상대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투기적 성격이 강하단 점을 문제 삼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카카오는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매각이 불가피하다'며 맞서고 있다. 모빌리티 매각 대금 상당수는 글로벌 시장 공략 비전 '비욘드 코리아'를 위한 투자에 사용될 것이라며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사측과 노조 측이 결이 완전히 다른 논리로 매각에 대한 상반된 의견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의 매각 사유는 국민으로부터 그다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어 주목된다. 카카오가 내세운 매각 사유보단, 득실을 따져 매각하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에 어떤 존재였는 지 알아야 한다. 그간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의 자회사 중 '아픈 손가락'으로 자리해왔다. 여러 이슈에 시달리며 관리가 어려운 회사로 꼽혔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플랫폼의 수익화를 위해 택시 유료 호출 서비스 등 요금 인상안을 내놓았는데, 택시업계로부터 골목상권 침해 등의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사업자와 협의체 구성, 프로멤버십 요금 인하 및 스마트호출 서비스 폐지를 골자로 하는 상생안을 내놨다. 그러나 택시 단체는 카카오 가맹 택시와 일반 택시 간 불공정 배차문제의 해결을 촉구함과 동시에 프로멤버십 폐지, 가맹 수수료 시정 등을 요구하며 협의해 주지 않았다.

여기에 야심차게 진출한 대리운전 사업도 확장이 어렵게 됐다. 유선 콜 대리운전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3년간 사업 확장을 할 수 없다. 또 티맵 모빌리티가 대리운전 호출 중개 1위 업체인 로지소프트를 전격 인수하면서 틈새 공략의 길도 막혀버리게 됐다.

악재가 가득한 상황인 가운데, 모빌리티 매각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몸값을 끌어올렸으니 매각함으로써 이윤을 극대화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올해 카카오가 1분기 연결기준으로 4조 7000억원 대의 현금성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점, 비욘드 코리아의 주력 사업이 될 '콘텐츠' 사업은 상대적으로 투자 비용이 높지 않다는 점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모빌리티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카카오의 주장을 전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정황을 미루어봤을 땐 카카오가 모빌리티를 머금고 있기엔 이제 쓴 맛이 나고 있으니 뱉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택시, 대리운전 등 대중 교통사업은 국민의 삶의 질과도 직결된다. 단순히 입맛대로 할 일이 아니다. 노조의 주장대로 사모펀드에 매각될 경우 택시 요금이 올라갈 수도 있다.

그간 카카오는 쪼개기 상장,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국민에 실망을 줬다. 정말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싶다면, 매각이 아닌 다른 대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때다. 노사 간의 원만한 합의를 거쳐 진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