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종합청사 앞에서 복권 소감 짧게 답해"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보답" 경영활동 제약 벗어···해외 출장도 자유롭게
이 부회장은 이번 복권으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가능해져 흔들렸던 삼성 리더십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12일 낮 12시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앞에서 복권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감사하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다만 국민들과 회사 직원들에게 전할 말이 있는지, 아직 남은 재판이 있는데 준비 어떻게 할건지 등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 단행된 이번 특별사면은 15일자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한 5년 간 취업제한이 해제돼 경영 활동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 부회장에 대한 정부의 특별복권 발표 이후 오후 1시께 이 부회장의 감사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부회장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저의 부족함 때문에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는 말씀도 함께 드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또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 및 사회통합을 위해 이재용 부회장 등 경제인 4명을 포함, 총 1693명의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경제인 사면·복권에는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집행유예 기간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특별사면(형선고실효) 및 복권됐다. 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등이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는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으로 국가경제의 역동성과 활력이 저하돼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며 "적극적인 기술투자와 고용창출로 국가의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주도하는 주요 경제인들에 대한 엄선된 사면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나 지난달 말 형기가 끝났다. 그러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간의 취업제한 조치가 적용됐다.
이번 복권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진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기임원 자리에도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던 2019년 10월 삼성전자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특히 그동안 법무부 보호관찰 대상이어서 해외 출장을 갈 때 근무상 목적이 아닌 개인 일정일 경우 법무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불편도 덜게 됐다.
다만 이 부회장에 따라붙는 삼성 부당합병·회계부정 재판은 계속 부담을 안게 됐다. 이날도 이 부회장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경영활동의 제약을 해소하면서 하반기 전자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임직원들과 스킨십 행보도 늘려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제계는 기업인들에 대한 정부의 광복절 사면·복권 명단이 공개되자 대상자 선정 폭이 좁아 다소 아쉽다면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대통령께서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경제인들이 경영현장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을 크게 환영한다"며 "이번 사면이 우리 경제의 위기극복 및 재도약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반영된 것인 만큼 경제계는 사업보국의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도 논평에서 "이번에 사면된 분들이 경제위기를 타개하고 국가의 미래 번영을 이어가기 위해 기업인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해 줄 것으로 본다. 경제계는 기업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더 받을 수 있도록 윤리적 가치를 높이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경영계는 글로벌 경제 복합 위기와 주요국들의 패권 경쟁 격화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기업인들이 경영일선에 복귀해 국민경제에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대통령의 특별사면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며 "이번 사면이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기업 투자 활성화라는 기업인 사면 본래의 취지뿐만 아니라, 범국가적 과제인 국민통합을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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