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올해 대규모 수주 달성2Q 매출 3조8000억원·영업익 3300억원최근 주가 급락은 대주주 두산 블록딜 탓증권가 "주가 변동성 확대 유의할 필요"
블록딜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간 외 거래를 통해 처리하는 매매방식으로, 매각 시 주가 할인이 적용돼 통상적으로 악재로 인식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1일 전일 대비 1150원(-5.65%)하락한 1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1일에는 장중 한때 7% 이상 주가가 빠졌으나 결국 종가 기준으로 6.22%의 낙폭을 기록하며 턱걸이로 2만원대를 지켜냈다.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에 따라 승승장구하던 두산에너빌리티는 올 하반기 국내증시 주도주 업종으로 꼽히는 '태·조·이·방·원(태양광, 조선, 이차전지, 방산, 원전)'에서 원자력 부문 대장주로 꼽혔다.
정부가 원전에 대한 시각을 바꾸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해수담수화플랜트 건설 공사, 한국남부발전 및 부산복합화력발전소에 가스터빈 로터(Rotor) 수명연장 공사,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수주 등을 연달아 체결했다. 이같은 대규모 원전 수출은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3년 만이다.
또 지난달 공개한 통합보고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오는 2026년까지 가스터빈·신재생에너지·수소·차세대 원전 등 4대 성장사업의 수주 비중을 62%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초 수립한 계획보다 약 10% 이상 높인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도 4대 성장사업과 신규 사업에 95% 이상 투입해 고른 성장을 위한 전략도 세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2분기 실적도 견고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2분기 매출액은 3조8347억원, 영업이익은 3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97%, 46% 증가했다. 이처럼 호재가 넘치면서 외국인과 기관은 8월 한달 동안 각각 1541억원, 1243억원어치를 집중 매수했고 같은 기간 주가도 18% 넘게 급등했다.
다만 두산이 보유중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분을 블록딜로 처분한다는 소식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전날 두산은 보유중인 지분 34.97% 가운데 4.47%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매각한 주식은 총 2854만주로 주당 처분단가는 30일 종가(2만700원) 대비 7.6% 할인된 2만50원이다.
두산의 지분 매각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두산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로, 해당 회사채 발행 금리는 6% 안팎이다. 코로나 19 팬데믹 전인 4%보다 이자율이 높아지면서 부담이 커진 상태다.
두산은 이번 블록딜로 총 5772억원을 확보했으며, 두산이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율은 35.14%에서 30.5%로 줄어들었다. 최대주주의 변동은 없었으며 2대 주주는 5.47%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한편, 올해 블록딜 직후 주가가 급전직하한 것은 두산에너빌리티만이 아니다. 지난 19일 국민은행은 보유 중이었던 카카오뱅크 주식 1480만주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당일 카카오뱅크는 8.17% 하락해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에는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인 알리페이가 500만주를 블록딜로 매각하면서 카카오페이도 당일에만 15% 이상 급락했다. 이밖에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하면서 블록딜 다음날 각각 7% 이상 급락했다.
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은 "두산은 이번 지분 매각 이후 추가적인 매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에 대한 우려는 낮다"며 "다만 블록딜의 경우 해당 업종별 약세로도 이어질 수 있어 관련 업종 및 테마주들의 주가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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