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분기 낸드 점유율 19.9%···글로벌 2위 점프삼성은 역성장, SK는 고성장···솔리다임 효과 반영솔리다임, 모바일 중심에서 기업용 SSD로 경쟁력 키워
그동안 SK하이닉스는 낸드에선 존재감을 키우지 못했다. D램 점유율은 업계 2위를 유지했으나 작년 말까진 4위에 그쳤다. 하지만 솔리다임 시너지가 본격 반영되면서 삼성전자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
◆낸드 2위···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어깨 견줘 = 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33.0%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 전분기로는 2.3%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매출도 하락했다. 2분기 매출은 59억8000만 달러로 작년에 비해 약 7% 증가했으나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5.4%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19.9%로 작년에 비해 7.6%포인트 올랐다. 경쟁사인 키옥시아(15.6%), WDC(13.2%), 마이크론(12.6%)을 넘어선 수치다. 매출은 79% 급증한 36억1500만 달러로 역시 키옥시아(28억3200만 달러), WDC(24억 달러), 마이크론(22억8800만 달러)보다 앞섰다. SK하이닉스가 낸드 사업에서 업계 2위를 차지한 것은 올해 2분기가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주춤한 사이 SK하이닉스가 질주한 배경에는 지난해 인수한 인텔의 낸드 사업부 효과가 컸다. 작년 인텔의 점유율(6.7%)과 매출(10억9800만 달러)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덩치'가 커진 것이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은 글로벌 2위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트렌드포스는 "북미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SSD 제품 출하 비중을 높여 SK하이닉스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버에 대한 강한 수요도 솔리다임의 기업용 SSD 출하량 증가로 이어져 합산 낸드 비트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거의 10% 증가했다"며 "낸드 ASP(평균판매가격)도 제품 믹스 시너지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모바일·SSD 시너지 "하반기 출하량 높인다" =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 2위 업체다. 하지만 줄곧 낸드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점유율도 4위권에 머물렀고 영업이익도 지난해 처음 흑자 '맛을' 봤을 뿐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솔리다임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모바일의 한계를 벗어나 약점으로 지적되던 기업용 SSD까지 영향력이 확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12개 분기 만에 낸드 사업에서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고사양인 128단 4D 제품을 앞세워 출하량을 늘린 효과가 컸다. 첫 양산 이후 2년 동안 끌어올린 수율(완성품 중 합격품 비율)도 힘을 보탰다. 이어 지난달에는 업계 최고층인 238단 낸드를 선보이며 내년 상반기 양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낸드의 단수가 높아진다는 건 비트(Bit) 저장 공간인 셀을 많이 쌓았다는 뜻이다. 데이터 저장 공간이 늘어난다는 뜻으로 크기가 한정된 웨이퍼에서 더 많은 양의 반도체 생산도 가능하다. 낸드는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라 스마트폰의 내장 메모리와 SSD 등 데이터를 저장해야 하는 전자제품 및 서버에 많이 쓰인다.
솔리다임 설립은 열세에 있던 SK하이닉스의 기업용 SSD 경쟁력을 키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인텔의 기업용 SSD 시장 점유율은 29.6%로 SK하이닉스(7.1%)에 네 배가 넘었다. 하지만 인수 이후 올해 2분기 합산 점유율은 24% 이상 치솟았다. 또 올해 4월에는 SK하이닉스의 128단 4D 낸드와 솔리다임의 컨트롤러가 조합된 기업용 SSD 'P5530'을 출시해 통합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하반기 시장은 인플레이션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공격적인 출하 목표를 세운 상태다. 노종원 사장은 지난 콘퍼런스콜에서 "낸드의 경우 시장 비트그로스(Bit growth : 비트단위 출하량 증가)를 상회하는 목표를 가져가려 한다"며 "솔리다임을 포함하면 3분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약 10% 성장 계획하고 있고 올해 출하량은 대략 70% 수준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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