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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以法

계속되는 '노란봉투법' 발의···이번에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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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파업에 대한 사측 손해배상 소송 제한
19·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개정 무산
민주, 9월 정기국회 '22개 민생입법과제' 포함
국민의힘 "불법 파업 면죄부 주는 결과"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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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 노란봉투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51일 파업 과정에서 옥포조선소 도크 점거 농성을 한 하청 노동자들 상대로 47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하면서 사측이 노조 파업에 대한 손배 소송을 제한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 제정 목소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69석의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9월 정기국회 '22개 민생입법과제'에 이 노란봉투법이 포함되면서 7년 만에 법 개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강병원·이수진(비례)·양경숙 민주당 의원과 강민정 정의당 의원 등이 각각 4건을 발의한 상태다. 법안들은 공통적으로 쟁의행위에서 발생한 재산적 손해에 대한 민사면책 인정 요건을 확대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일 양경숙 민주당 의원이 정기국회 개회에 맞춰 발의한 개정안 제안 이유를 보면 "현재 단체교섭과 쟁의행위의 민사상 면책의 인정 범위가 협소해 그 외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선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며 "노동조합의 결의에 따라 단순한 근로 제공 거부 형태의 쟁의행위를 한 경우에도 법령상 요건을 준수하지 못해 업무 방해죄가 성립되고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 의원은 또 "사용자의 손해 산정 시 기회 비용으로서 영업손실, 제3자에 대한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까지 포괄해 노동조합의 존립 또는 근로자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는 과도한 손해배상액이 청구될 우려가 있다"며 "노동조합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은 사측의 재산상 손해에 대한 민사상 면책 대상을 노동조합의 활동 전반으로 확대하고, 사용자의 영업손실 및 제3자에 대한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도 면책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아울러 폭력이나 파괴 행위가 발생해 손해배상 청구의 대상이 될 경우에는 그 행위가 노동조합의 결의에 따른 경우 개인에 대해, 노동조합의 존립이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 노동조합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및 가압류 신청을 제한했다. 손해배상액 산정도 배상 의무자의 재정 상태 등을 고려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상한액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개정안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하청업체 노동자들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 근로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 조건 및 노동조합 활동에 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력·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 이를 사용자로 인정하게 했다.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고 근로 조건 등에 대한 실질적인 교섭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같은 당 이수진 의원이 발의한 법안도 단체교섭과 쟁의행위, 그 밖의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는 원칙적으로 사용자가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게 그 배상 청구와 손해배상청구권의 강제 집행을 목적으로 가압류를 신청하지 못하게 했다.

특히 폭력이나 파괴 행위가 없는 집단적 노무 제공 거부 방식의 쟁의행위는 해당 법에서 별도로 규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사책임을 지지 않도록 했다. 노동조합의 단체 행동권을 충실히 보장되도록 하려는 취지다.

시민단체들도 노란봉투법 법 개정을 촉구하며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는 지난 7월 성명에서 "노란봉투법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행사한 이유로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감당하기 어려운 고액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고 재산과 임금을 가압류까지 하면서 노동조합을 파괴하는 수단으로 악용해온 잘못된 제도를 바로 잡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9대, 20대, 21대 국회에 노란봉투법안이 계속 발의됐지만, 19대 국회 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법안심사를 한 차례 한 것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손배가압류 제도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도 소송을 제기한 것과 같은 '노동권 위축' 효과를 누리게 됐다"며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손해배상소송 주장도 대표적 사례다. '손배소를 제기하겠다'는 위협만으로 회사는 교섭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 당시 원청인 대우조선은 7000억원대 피해를 거론하며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배소 카드로 노조를 압박한 바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도 지난달 24일 "'노란봉투법'이 복수로 국회 발의돼 있고,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명확히 하는 노조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며 "이제 헌법상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법 해석의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노조법 개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법안 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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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개정안이 2015년 처음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구체적인 여야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며 개정이 번번히 무산됐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번 9월 정기국회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22개 민생입법과제'에 '노란봉투법'이 포함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거대 야당의 의지에 따라 개정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진성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개인이나 노조가 감당할 수 없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손해배상 소송을 하고 이행을 강제하겠다며 가압류까지 하는 것은 노동기본권의 유린일 뿐만 아니라 생존권에 대한 위협"이라며 "이런 비상식적이고 후진적인 제도를 그대로 온존시키겠다고 하는 발상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표결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노조의 불법 파업에 면죄부를 준다며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송언석 의원은 이날 같은 라디오에서 "불법적 또는 폭력적 파업으로 나올 경우에 사후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밖에 없다"며 "노란봉투법은 노조가 쟁의를 해서 손해를 입더라도 직접적 폭력이나 파괴로 인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손해배상청구를 아예 못하도록 하고 있다. 사실상 기업을 한 번 더 죽이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실제로 강성노조의 불법 파업에 면죄부까지 주는 결과가 된다"며 "긴박한 국제 정세로 경제가 어려운데 기업들을 굉장히 힘들게 만드는 방향이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했다.

문장원 기자 moon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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