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 화두···글로벌 가전 트렌드 '친환경·효율'로 이동삼성, 유럽 내 에너지효율 1위 가전 브랜드 비전 제시LG, 에너지 효율 10% 높인 '최고등급' 냉장고 유럽 첫선 13개 가전 연결 연합 'HCA' 내년 도입 추진···삼성·LG 동참
삼성전자는 유럽 내 에너지 효율 1위 가전 업계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LG전자는 초대형 97형까지 풀라인업을 갖춘 올레드(OLED) TV 강자의 면모를 확고히 하면서 게이밍 TV 등 새 영역으로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했다.
◆삼성·LG, "생활가전 에너지 절감한다" = 2019년 행사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 가전 전시회가 열린 독일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과 LG 등 전시 참가 업체들 상당수가 에너지 절감 가전들을 집중적으로 전시하는 등 가전 사업의 지속가능 전략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참여한 'IFA 2022'에서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통해 소비자가 손쉽게 에너지를 추가 절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절감 기술을 적용한 제품 개발로 전력 사용량을 에너지 소비효율 규격 기준에서 정한 최고 등급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고효율화한다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 '에너지 효율 1위 가전 브랜드'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 이전에 유럽의 에너지소비효율 최고등급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10%나 더 절감할 수 있는 제품들을 개발했다. 세탁기, 냉장고, 건조기 등 향후 신제품에 스마트 싱스 에너지 서비스에서 '인공지능(AI) 에너지 절약모드'를 사용해 효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말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대부분의 제품에 와이파이(Wi-Fi)를 탑재해 스마트싱스 에너지 서비스를 활용한 추가 에너지 절감까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유럽 시장 주력 제품인 '2도어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의 에너지 효율을 더 높인 신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에너지효율 A등급 냉장고 대비 연간 소비 전력량이 10% 적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또 현존 최대 크기인 97형 올레드 TV를 비롯해 88형 올레드 TV 8K 및 86형 QNED 8K 등 초대형 TV 라인업을 앞세워 유럽 공략에 나섰다. 또 모니터를 접었다가 펼 수 있는 벤더블(Bendable) 게이밍 올레드 TV 플렉스(Flex)도 관람객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밖에 독일 대표 가전회사 밀레는 '지속가능성'을 전시 테마로 잡고 제품마다 에너지효율 등급을 알리는 태그를 표기했다.
◆삼성·LG 등 13개 브랜드 가전 제어 준비 = 이번 전시에서 가전 업계는 향후 타사 브랜드 제품과 제어할 수 있는 연결 기능에 주목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가전 기업이 모여 만든 '홈 연결성 연합'(HCA, Home Connectivity Alliance)은 전시 기간에 타사 기기 간 연결 서비스를 소개했다.
HCA는 스마트홈 생태계 확대를 위해 지난해 8월 설립된 단체로, 삼성·LG전자를 비롯해 제너럴일렉트릭(GE), 일렉트로룩스 등 글로벌 가전 기업 13곳이 참여하고 있다. HCA는 현재 냉장고와 세탁기, TV 등 15가지 제품군에서 42가지 주요 기능을 제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최윤호 HCA 대표는 지난 3일(현지시간) 삼성 스마트싱스 앱(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독일 가전기업 '그룬디히' 세탁기와 GE 오븐 등 타사 가전제품을 원격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HCA 표준이 적용되면 '삼성 스마트싱스', 'LG 씽큐' 등 참여 기업 13개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을 통해 타사 제품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최 대표는 "내년부터 가전 기기 간 연결을 통해 에너지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며 "많이 쓰는 기능들을 중심으로 연결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중 이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목표다. LG전자도 내년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IFA 전시회 개막 전날 기자들과 만나 "올해는 타사 기기와 연동 확대를 추진하는 스마트싱스 대중화 원년"이라며 "내년 CES에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스마트싱스 경험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中 업체 전시 축소에도 성장···TCL 약진 = 중국 TV 1위 업체 TCL의 약진도 주목받았다. TCL은 '위대함을 고취하다(Inspire Greatness)'라는 주제 아래 세계 최대 미니LED TV, 최신 디스플레이 및 스마트 홈 혁신 기술을 소개하며 삼성과 LG의 무서운 경쟁자로 부각됐다.
장 샤오용 TCL 최고경영자(CEO)는 "IFA에 복귀하게 돼 기쁘고 이 탄력적이고 역동적인 산업의 일부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 제품과 서비스가 어떻게 사람들이 매일 더 잘 살고, 일하고 놀 수 있도록 지원하는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LG전자 TV담당 백선필 상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TCL은 한국의 LCD TV 기술력을 90% 따라왔다"며 "가격·화질 경쟁력 상당한 수준인데 가장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강경 제재 이후 유럽에서도 중국 업체들은 브랜드 마케팅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 방역 정책 등으로 전체 참가 업체 1000여개 중 중국 업체는 20%에 그쳤다. 3년 전 중국 업체의 비중이 전체 40%를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대폭 줄었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받은 이후 유럽 등 전세계에서 사업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년 전보다 중국 업체의 참가 규모는 줄었지만 과거 한국 업체를 베끼는 수준에서 그쳤으나 전시 제품들을 보니 상당히 기술력이 많이 올라온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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