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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RM 지분 투자' 진짜 할까?···얻는 효과는

삼성전자, 'ARM 지분 투자' 진짜 할까?···얻는 효과는

등록 2022.09.26 14:56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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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AP와 파운드리 등 성장 동력 확보 효과 기대'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 목표 추진에도 중요ARM 인수, 현실적으로 불가능···경쟁사·각국 견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음달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방한을 통해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의 협력 방안 논의에 본격 나선다. 현재 손 회장은 ARM의 지분 중 75%를 보유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80조원 몸값에 달하는 ARM을 인수한다면 반도체 업계의 판도를 뒤바꿀 역대급 '빅딜'이지만 독과점 규제가 걸림돌이어서 기업공개(IPO), 인수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한 지분 투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손 회장은 지난 2019년 미국 엔비디아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반독점 규제 장벽 등으로 인수합병(M&A)이 무산된 뒤 뉴욕과 런던 증시를 겨냥해 내년 3월 IPO를 추진하고 있다.

26일 블룸버그통신 및 재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내달 방한해 삼성전자와 ARM간 전략적 협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손 회장이 한국을 방문하는 건 3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1일 북중미와 유럽지역 해외 사업장 방문 등 약 2주간의 해외출장을 마친 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면서 "다음 주나 다음 달에 손정의 회장께서 서울로 오실 것"이라며 "그때 (ARM과 관련된) 제안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ARM은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컨소시엄에 참여해 이 회사를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화제의 중심이 됐다. ARM은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이자 일명 '스마트폰 두뇌'라고 불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정보기술(IT) 기업들에게 AP 관련 라이선스를 판매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는 ARM은 모바일 AP 기초설계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사실상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과 퀄컴, 인텔 등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은 모두 ARM에 별도의 라이선스 사용료를 내고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AP를 만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등을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생산하는 만큼 ARM 지분의 '일부'를 확보하면 모바일 관련 시너지 효과는 물론이고 ARM과 지속하고 있는 거래에서 협상력을 이전보다 강화할 수 있다. 더불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과 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아픈 손가락'인 모바일 AP 엑시노스 시리즈의 성능 저하와 수율 이슈 등으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에 밀리면서,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도 퀄컴 칩을 다수 채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에서 올해 2분기 점유율 5위(7.8%)를 기록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매출 기준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지만 핵심 부품인 모바일 AP 분야에선 점유율 확대에 애를 먹고 있다.

또 선제적 투자와 차별화된 기술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사업 비전과 지난 2019년 삼성전자가 제시한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 목표 추진에도 동력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이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이 다소 약하기 때문에 ARM을 통해 TSMC와의 경쟁구도에서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설계 역량과 반도체 경쟁력이 높아지면 파운드리 부문의 경쟁력도 함께 강해지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는 대만 TSMC(56%), 2위는 삼성전자(16%)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일종의 중립국과도 같은 ARM은 설계 기술이 대다수 반도체 기업에 쓰이고 있어 자칫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할 경우 중립성은 깨지고 모바일 생태계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ARM을 인수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ARM을 인수하기 위해 여러 기업들이 시도를 했었고 엔비디아도 인수를 하려고 했지만 한 기업이 수직계열화가 되고,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의 파워가 높아지는 걸 경쟁기업들과 각 국가들이 견제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하면 무기한 힘을 실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의 목소리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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