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IPO 철회 수순 보도에 즉각 반박업계 "연내 상장 어렵지 않겠느냐" 평가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 한 뒤 구체적 상장 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기업들은 6개월 이내에 공모 일정을 마쳐야 한다. 컬리는 지난 3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지난 8월 22일 심사를 통과했다. 컬리는 내년 2월까지 공모 일정을 마쳐야 한다.
최근 컬리는 경기 상황 악화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장을 철회하기로 했다는 한 매체의 보도까지 나왔다. 컬리는 이에 곧바로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컬리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와 주관사, 투자자 등과 상장 철회에 대한 어떤 의사소통도 한 적이 없다"며 "'지난 8월 22일 상장 청구 승인 이후 연내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컬리는 연내 상장의지를 강하게 밝혔지만, 하락장이 이어지는 데다 최근 신규 상장한 기업과 동종업계 비교 기업의 주가 약세가 겹치며 상장 타이밍을 잡는 것이 곤란한 상황이다.
올해 3분기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기업공개 기업 수는 30개 사로 집계됐다. 2015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7개년 3분기 중에선 가장 적은 수치다. 이는 역대 3분기 중 가장 많은 기업이 상장한 2000년 80개의 3분의 1 수준이다.
올해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수도 6개로 지난해 총 20개 사의 3분의 1에 그친다. 2월과 4월, 6월, 7월, 9월엔 단 한 곳도 상장하지 않았다. 그나마 새로 코스피에 입성한 기업 대다수 주가가 추락하며 상장 초기 매각하지 않은 투자자는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8월 코스피에 상장한 쏘카는 당초 시가총액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기관 수요예측이 부진해 공모물량과 가격을 낮췄다. 그럼에도 공모주 청약에서 14.4대 1의 부진한 경쟁률을 기록했고, 상장 이후에도 주가가 계속 하락했다. 2만8000원에 공모가가 형성됐던 쏘카는 10일 공보가보다 37.5%하락한 1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거시경제 불안정성 확대로 향후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도 문제다. 컬리는 예비심사 과정에서 고질적인 적자와 불안정한 지분 구조 문제로 진통을 겪었고, 재무적 투자자들이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보유지분 의무보유 확약서를 제출한 끝에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컬리는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가파른 외형 확대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엔데믹으로 배달 수요가 줄고 고물가로 소비가 위축되는 점이 우려되는 지점이다. 수익성은 약한데 시장 지배력도 온전히 갖추지 못했다. 쿠팡은 수조원에 달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 컬리는 신선식품 배송 시장을 SSG닷컴과 오아시스 등 경쟁사와 나눠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흑자 전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기업에 수조 원의 기업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진 업계의 시선이 늘고 있다. 컬리가 생각하는 자사 기업가치와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가치 사이의 괴리가 내년 초까지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컬리 실적의 성장 기울기가 앞으로 더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의 대형 기관 투자자들은 12월 초 결산을 끝낸다. 11월이 아니면 내년으로 상장이 넘어가게 된다. 시장이 계속 악화하는 상황에서 당장 다음 달에 컬리가 상장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quee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