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CEO 세미나'서 다양한 시나리오 대비 주문'재무 관리·주가 부진' 등 경영진에 긴장감 불어넣어12월초 SK그룹 계열사 임원 인사 큰 변화 예고지난해 주요 사장단 변동 작아...연말 인사폭 관심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2022 CEO 세미나'를 열고 주요 계열사 CEO들에게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 별 대응 전략을 주문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 가중과 SK 계열사의 주가 부진이 겹치면서 최 회장은 제주에서 경영진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임원 인사 확정 명단을 앞두고 연말 조직 개편 인사 발표에서 '안정'과 '혁신' 중 어느 방향을 택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 회장과 향후 경영전략 방향을 검토한 경영진 명단에는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의장 등 핵심 간부 30여명이 올랐다.
SK(주),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C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은 지정학 위기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환경 극복을 위해 대응 전략을 짜는데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기로 뜻을 모았다. 또, 각 사가 추진해 온 경영 시스템 혁신 작업 등을 가속화해 생존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및 기업가치 창출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CEO들은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 위기와 인플레이션,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지표들을 점검하고, 각 요인이 국내외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비책을 논의했다.
세미나를 주재한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비즈니스 전환 등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으면서 위기 이후 맞게 될 더 큰 도약의 시간을 준비하자"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요소를 비즈니스에 내재화해 지속적인 성장성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데이터 기반의 경영전략 실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하고, 데이터를 다루는 각 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에 그룹 계열사 CEO들은 연말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업그레이드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집중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내년 사업 준비를 위해 실행 속도를 높이는 방향에 머리를 맞댔다.
SK그룹은 어려워진 경영환경 속에서 올해 실적 성장과 주가관리가 과제로 떠올랐다. 최 회장이 꾸준히 강조해온 ESG 경영과 파이낸셜스토리 등도 연말 인사를 앞두고 주요 평가대상이 될 전망이다.
최 회장이 강조해오고 있는 대목은 각 사의 지속적인 성장성 확보 및 기업가치 증대 방안이다. 각 사별 올해 경영 실적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 SKC,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SK아이이테크놀러지, SK바이오팜 등은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 중 SKIET는 올해 상반기 폴란드 3공장의 4M(인력, 설비, 소재, 작업방법) 인증이 지연되며 당초 예상 대비 공장 가동이 늦어졌다. 또한 전방 유럽 OEM 고객사들이 반도체·부품 공급 부족으로 전기차 생산 차질을 겪으면서 예상 대비 가동률이 저조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올해 SKIET의 영업손실이 3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SK그룹은 매년 12월초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있으며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사 실적 성과는 연말 인사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인사위원회를 새롭게 설치하고 처음으로 이사회가 주도적으로 결정하는 정기인사를 단행한 SK그룹은 SKC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가 유임됐다. 주요 계열사 외에도 SK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7개 위원회 체제가 기존대로 유지됐다.
재계에서는 올해도 최 회장이 CEO 세미나에서 '엄중한 경영환경'을 언급한 만큼, 지난해와 유사하게 조직 수장의 경우 안정적인 선택을 하고 대신 신규 임원 선임을 통해 세대교체에 나설 것이란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단 일부 계열사의 경우 올해 눈에 띄는 실적 부진으로 긴장감이 높아질 전망이다. 연말 우울한 실적 성적표가 예상되는 계열사의 경우 최 회장이 강조한 내부살림을 책임지는 CFO 교체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연말 대기업 인사의 트렌드는 미래 사업을 책임질 젊은 차기 리더 발탁으로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SK는 작년과 달리 올해 경영진 변화 폭이 커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lennon@newsway.co.kr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jisuk61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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