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CFO "갤럭시 S23 퀄컴 비율 100%"엑시노스 쓴 S22와 차별···AP 입지 흔들출하량 50% 늘었지만 매출 증가는 '미미'파운드리 일감 빼앗겨···퀄컴 AP TSMC 생산
8일 퀄컴의 올해 4분기(7~9월)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아카시 팔키왈라 최고재무책임자(CF0)는 "갤럭시 S23에서 퀄컴 적용 비율이 100%로 올라간다"고 밝혔다. 엑시노스는 갤럭시 S22 시리즈에 약 35% 사용됐으나 이번 제품에선 모습을 감춘 셈이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의 '사업 중단설'이 나올 정도로 모바일 AP 시장에서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집계한 올해 2분기 글로벌 AP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39%를 점유한 대만의 미디어텍이 글로벌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퀄컴(29%), 애플(14%), 유니SOC(11%), 삼성전자(6%) 순으로 조사됐다. 후발 주자인 중국 유니SOC 보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낮았던 셈이다. 매출로 집계해도 삼성의 점유율은 8%에 불과했다.
일단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사업 중단과 관련해 선을 그은 상태다. 모바일 AP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의 피재걸 부사장은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엑시노스 사업을 중단한다는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세대 모바일 엑시노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주요 고객사 점유율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사 프리미엄 제품에서도 탑재가 불발되면서 엑시노스 입지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모양새다. 수익성에서도 삼성전자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2분기 엑시노스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5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하량이 증가한 AP는 엑시노스가 유일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주로 중저가 제품인 갤럭시 A53·A33 5G 등에 탑재율이 높아져 2분기 점유율과 매출 점유율 차이는 2%포인트에 불과했다. 미디어텍도 전체 점유율은 퀄컴보다 10%포인트 높았지만 매출로 비교하면 절반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미디어텍은 중저가 시장을 이끌었고 퀄컴은 프리미엄 부문에서 입지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퀄컴 CFO의 주장으로 삼성 파운드리에도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됐다. 퀄컴의 AP 생산은 주로 삼성이 도맡았으나 이번 제품에 탑재가 유력시되는 스냅드래곤8 2세대(Gen2)는 TSMC가 제조해 경쟁사에 일감을 빼앗긴 셈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2에 탑재된 스냅드래곤8 1세대 제품을 4나노(1nm=10억분의 1m) 공정에서 전량 생산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퀄컴의 관계에 금이 난 배경에는 갤럭시 S22에서 불거진 'GOS(게임최적화서비스) 이슈'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GOS는 갤럭시 제품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던 앱으로 발열과 배터리 등 AP의 성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GOS 실행으로 성능 제한 논란이 커지면서 이용자들이 집단소송하는 사건까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프로세서의 성능이 높아지면 발열 가능성이 커져 GOS를 실행시켰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갤럭시 S22 AP로 쓰인 스냅드래곤 8 1세대를 삼성전자가 제조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삼성이 만든 AP가 발열 문제를 일으키면서 갤럭시 S22의 성능을 제한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발열 문제가 발생하는 건 설계보다 공정 소자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면서 "다른 것도 아니고 갤럭시 S23에 들어가는 칩을 TSMC가 생산한다는 건 우려되는 부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수율(완성품 중 합격품 비율) 안정화에 어려움이 따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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