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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완치율 낮은 '췌장암', 치료제도 제한적···신약개발 몰린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완치율 낮은 '췌장암', 치료제도 제한적···신약개발 몰린다

등록 2022.11.18 10:20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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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가능 환자 적어 '항암요법' 중요···효과·부작용 한계GC셀 등 K제약바이오, 韓·美 등서 임상1상~3상 활발 글로벌 시장 27억 달러 전망, 협회 "산업계 힘 보탤 것"

완치율 낮은 '췌장암', 치료제도 제한적···신약개발 몰린다 기사의 사진

"췌장암은 항암 치료가 중요한 암종이다. 좋은 항암제가 더 나와야 한다."

이광혁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17일 췌장암의 달을 맞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한 '췌장암 완치율 10년 이내 완치율 두 배로' 다짐 선언 캠페인 현장에서 이같이 말했다.

췌장암은 1년에 80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해 한국 암 순위 8위에 머무른다. 폐암이나 간암 등 주요 5대 암에 들어가진 못하지만 다른 암종에 비해 치료예후가 좋지 않다. 그나마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지만, 근치적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전체의 20%에 불과하다보니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한췌장담도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한국췌장외과학회, 대한암협회 등은 11월 췌장암의 달을 맞아 17일 '췌장암 완치율 10년 이내 완치율 두 배로' 다짐 선언 캠페인을 개최했다.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한췌장담도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한국췌장외과학회, 대한암협회 등은 11월 췌장암의 달을 맞아 17일 '췌장암 완치율 10년 이내 완치율 두 배로' 다짐 선언 캠페인을 개최했다.

수술하지 못하는 환자는 우선적으로 항암치료를 고려한다. NCCN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현재 췌장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는 ▲'젬시타빈' 및 '카페시타빈'의 단독 투여 ▲'젬시타빈과 카페시타빈' 병용투여 ▲'5-플루오로우라실(5-FU)와 류코보린(LV' 병용투여 ▲폴피리녹스요법(5-FU, LV, 옥살리플라틴, 이리노테칸 등 4가지 항암제 병용 투여가 권고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다른 암종에 비하면 생존기간이 가장 짧고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한정돼 있다. 특히 폴피리녹스요법의 경우 전이성 췌장암에서 타 요법에 비해 치료효과가 우수한 편이지만 부작용의 위험도 높다.

이광혁 교수는 "췌장암은 항암 치료가 중요한 암종이다. 폴피리녹스 등 새로운 항암요법이 도입되며 생존율이 늘고 수술 후 성적이 좋아졌다"며 "좋은 항암제가 더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게임체인저가 될 만한 신약이 개발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췌장암 관련 신약 임상 1~3상이 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새로운 약제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했다.

췌장암 관련 치료제 시장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2021년 22억달러(약 2조9400억원) 규모였던 췌장암 치료제 시장은 매년 5.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7년에는 27억달러(약 3조61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암종의 경우 3세대 면역 항암제가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발전했지만 췌장암은 그렇지 못해 치료제 니즈가 높다"면서도 "개발이 어렵지만 기업 경쟁 강도가 약하고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완치율 낮은 '췌장암', 치료제도 제한적···신약개발 몰린다 기사의 사진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기존 화학항암치료제 보다 부작용은 적으면서도 치료 효과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임상 진행 상황이 가장 빠른 약물은 GC셀의 '이뮨셀엘씨'다. GC셀은 이미 간암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은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의 적응증을 췌장암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GC셀은 췌장암 절제술 환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췌장암 치료에 주로 쓰이는 '젬시타빈'과 병용요법을 평가하고 있다. 원활한 임상시험 진행을 위해 실시기관 수를 기존 5개에서 16개로 늘렸으며, 올해 중으로 중간분석 가능례 124명을 등록하고 내년 중간분석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메드팩토는 신약후보물질인 '백토서팁'을 폴폭스(5-FU/LV+옥살리플라틴)요법과 병용하는 임상 1b/2a상을 진행하고 있다. 백토서팁은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주요 기전으로 알려진 형질 전환증식 인자 TGF-β의 기능을 저해하는 TGF-β 신호 억제제이다. 기존의 모든 암치료 방법과 병용이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로, 다양한 암 치료제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메드팩토가 지난 9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췌장암 특별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백토서팁-폴폭스 병용요법의 연구자 임상 중간 데이터 결과에 따르면 백토서팁 200mg를 1일 2회 투여한 13명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 중간값(mOS)는 9.3개월이었다. 또 객관적 반응률(ORR)은 23.1%였고, 38.5%는 암덩어리가 더 커지지 않는 안전병변(SD)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른 임상적 유용성(Clinical benefit)은 61.5%,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4.2개월이었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과 5FU+LV+오니바이드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자 임상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4월 AACR에서 발표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백토서팁과 5FU+LV+오니바이드 병용요법 후 암 세포의 전이가 현저하게 감소했다. 또 미투약군과 기존요법은 생존율이 23%, 53%를 기록한 반면, 백토서팁 병용투여군에서는 84%의 생존율을 보이는 등 높은 치료 가능성을 입증했다. 해당 병용요법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지정ODD)을 받은 바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중 이 요법에 대한 허가목적 임상 1/2상을 FDA에 신청할 계획이다.

네오이뮨텍은 췌장암‧대장암 치료를 위해 T세포 증폭제 'NT-I7'과 미국 MSD의 '키트루다'를 병용하는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다. NT-I7은 암세포와 감염 세포를 제거하는 T세포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NT-I7 병용 요법은 항암제 허가 시 가장 중요한 생존율 측면에서 고무적인 성과가 확인됐다. 네오이뮨텍이 최근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발표한 NT-I7 병용 임상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췌장암 2차 표준 치료 시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mOS)은 최대 7.1개월 수준인데 반해 이번 임상에서는 간 전이가 없는 환자들의 생존 확률이 관찰 기간 60주 동안(약 15개월) 100%로 나타났다. 이에 네오이뮨텍은 빠르면 내년중 추가모집 환자를 포함한 최종 데이터를 공개하고, 구체적인 상업화 전략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올해 1월 FDA으로부터 췌장암 치료제 후보 물질 '아이발티노스타트'의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승인 받아 현재 미국에서 환자 투여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먼저 약동학(PK)/약력학(PD), 이상반응과 내약성을 확인해 최적의 임상 2상 투여 용량을 선정한다. 이후 임상 2상에서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췌장암 환자 중 폴피리녹스 요법 후 질병이 진행되지 않는 환자 총 52명을 모집해 아이발티노스타트와 카페시타빈을 병용 투여하는 시험군과 대조군으로 카페시타빈 단독 요법을 비교해 무진행생존기간(PFS), 질병통제율(DCR), 전체생존기간(OS) 등의 유효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도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 지난 6월 미국 FDA에서도 임상 시험 승인을 받아 미국 내 1/2a상 시험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 FDA 가속 승인 절차를 신청하는 상용화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PBP1510는 췌장암 대부분에서 발견되는 PAUF(췌관선암 과발현 인자)단백질을 중화하는 항체신약이다. PAUF에 의해 교란된 면역체계를 복구하고 암세포 증식과 전이를 차단해 췌장암의 근원을 치료한다.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국내에서 췌장암 치료후보물질 'JPI-547'의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해당 약물은 지난해 3월 FDA, 6월 식약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회사는 이번 임상에서 'JPI-547'과 폴피리녹스 또는 젬시타빈·아브락산 병용투여 후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JPI-547은 파프와 탄키라제 억제하는 이중저해 표적 항암제다. 파프는 세포의 DNA 손상을 복구하는 효소로 암 증식에 관여한다. 탄키라제도 암 세포를 생성시키는 효소다. JPI-547은 두 효소를 모두 억제해 암세포의 증식을 멈추고 나아가 사멸시키도록 설계됐다.

장병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사실상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췌장암 신약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조만간 신약의 임상1상, 2상이 국내와 미국 등에서 진행된다"며 "협회는 산업계, 의료계 등과의 협력을 통해 항암 신약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췌장암 극복에 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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