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회추위, 차기 회장에 진옥동 행장 추천조용병 현 회장, 세대교체 위해 용퇴···3연임 무산우리·NH농협금융 회장도 곧 임기 만료···거취 주목
8일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소재 본사에서 회의를 개최하고 진옥동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지난 11월 초부터 수차례 회의를 거쳐 후보군을 압축해왔다. 이날은 후보들의 경영성과 및 역량, 자격요건 적합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외부 전문기관의 평판조회 결과를 리뷰한 뒤 후보자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사외이사 투표에서 만장 일치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임기 3년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회추위는 진 행장의 추천 사유로 SBJ은행 법인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은행장 등을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지난 4년간 은행장으로 있으면서 리딩뱅크 자리를 공고히 했다는 점,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달성한 경영능력과 코로나 위기 상황에도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진 행장을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진 행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진 행장이 차기 회장 후보에 최종 후보자로 오르면서 신한금융은 세대교체를 하게 됐다. 현 회장인 조 회장도 이날 회추위를 통해 세대교체와 신한의 미래를 교려해 용퇴를 전격 결정했다고 밝혔다.
성재호 회추위원장은 "진옥동 후보가 불확실한 미래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내외부의 역량을 축적하고 결집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유한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회추위는 이사들 간 자유로운 토론과 공감대를 바탕으로 절차적 정당성 확보와 더불어 독립적으로 충실하게 심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신한금융 회장이 교체되면서 타 금융지주사들의 회장 연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지주 사령탑들의 대대적인 교체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그간 신한금융은 조 회장의 3연임이 강력히 예상돼왔다. M&A 등을 통해 그룹의 덩치를 키웠고 실적 성장세도 이어왔기 때문이다. 또한 조 회장의 발목을 잡아왔던 사법 리스크까지 벗어나면서 3연임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됐다.
그럼에도 조 회장의 연임이 무산되자 업계에서는 정부의 입김 등 외풍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진 행장의 경우 오랜 기간 신한에서 요직들을 거치며 역량을 보여준 인물인 만큼 차기 유력 회장으로 손꼽혀왔으나 예상보다 빠른 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현재 우리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도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 3월 임기 만료인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외형이나 실적 등 경영 성과는 긍정적이지만 지난달 금융당국에서 라임펀드 관련 문책경고라는 중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손 회장의 중징계로 인한 징계취소 소송 제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지금과 같은 경우에는 급격한 시장변동에 대해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이 긴밀하게 협조해야 되는 점 등을 고려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하면서 손 회장의 거취에 대해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해석이 쏟아지기도 했다.
농협금융 역시 손병환 회장이 올해 말 임기 만료이지만 벌써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차기 회장에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실상 손 회장의 연임이 무산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력 차기 회장으로 알려진 이 전 실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보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 제2차관, 미래창조과학부, 국무조정실장 등을 보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대선 후보 캠프에 참가했던 바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장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던 신한금융 회장이 연임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타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은 더 힘들지 않을까 싶다"라며 "신한금융은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게 된 만큼 내부적으로도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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