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전 임원인사·조직개편 가능성···업계선 "구 대표 연임 의지"최대주주 국민연금, 후보자 선정 과정 비판···주총서 '반대표' 예고구 대표 연임 가능성 높아···정권의 'CEO 교체' 시그널은 변수
◇밀실 담합 의혹에도 "내 갈 길 간다"=1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21일 시작되는 설 연휴 이전 임원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빠르면 이번 주말에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구 대표의 연임은 오는 3월로 예정된 주총에서 결정된다.
KT는 그동안 새해를 앞둔 11~12월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차기 대표 인선이 해를 넘기며 관련 절차가 미뤄졌다. 이에 따라 차기 대표이사가 확정된 올해 3월 이후에나 임원인사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예상보다 빠른 KT 임원인사 배경에는 구 대표의 연임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재 구 대표 연임은 '밀실 담합'이라는 의혹을 받으며, 국민연금과 여권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구 대표의 연임 우선심사를 진행했고, 적격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구 대표는 다른 후보들과 경선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KT 이사회는 재차 심사한 후 지난달 28일 구 대표를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며 문제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KT 이사회는 지난달 20일 '대표이사 선임 관련 후보자군 구성에 관한 사항'을 의결하고, 8일 뒤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KT는 2019년 황창규 전 회장의 후임을 결정하기 위해 한 달 넘게 후보자를 검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즉시 반발했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당일 입장문을 내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라며 구 대표 연임에 제동을 걸었다.
이런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경영철학에 맞는 인물로 조직을 구성, 사업 연속성을 이어가겠다는 구 대표의 의지가 담겼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의 연임이 불발될 경우 임원인사를 번복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대주주와 여권의 반발에도 이를 준비하는 건 내 갈 길을 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KT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구 대표 연임 '긍정적', 변수는 정권=물론 구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높다. 다가올 주총에서 구 대표 연임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 지분율은 9.99%다. 지난해 지분을 맞교환하며 사업 협력을 강화해온 2·3대주주(현대자동차그룹 7.79%·신한은행 5.58%) 지분 합계(13.37%)보다 낮다. 특히 구 대표가 좋은 성과를 내온 만큼 소액주주(57.36%)와 외국인(약 40%)도 대부분 연임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국민연금의 반발이 정치권의 'CEO 교체' 시그널일 수 있다는 점이다. KT는 태생이 공기업이었던 탓에 CEO 교체 때마다 정권의 입김이 반영됐다. 이 경우 국민연금을 최대주주로 둔 KT 2·3대주주도 마음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여권에서는 최근 구 대표의 연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KT 차기 대표 선정 과정을 '밀실 담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KT는 대표 후보 선정 과정을 국민들께 투명하게 공개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KT그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시점도 이런 의심에 힘을 더한다. 공정위는 최근 구 대표가 KT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과거 연임에 도전하던 이석채 KT 대표는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에 백기를 들고 대표직에서 내려온 바 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Limjd8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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