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파운드리 위축···반도체 상반기 적자 우려반도체 증설·인프라 구축 사업 사장급으로 격상이재용, 사장단 쇄신···네트워크·中전략 수장 교체한종희 "중국 사업 문제 찾아", 반도체·세트 반격 준비
반도체는 메모리 사업부가 올 상반기 영업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재고조정을 통한 감산 등 제조 공정의 대응 전략이 업계 관심을 받고 있다.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업황조차도 경쟁사인 대만 TSMC가 경기 악화로 올해 설비투자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삼성 역시 반도체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JY, 반도체 등 쇄신 의지···사장단 변화=삼성전자는 DS(반도체)부문 증설 투자를 비롯해 네트워크사업, 중국 전략 등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야 하는 사업의 경영진에 변화를 주고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우선 반도체 부문은 부사장급이 맡아온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을 사장 담당 조직으로 승격시키고 남석우 사장 승진자를 발탁했다.
이재용 회장이 반도체 초격차 유지를 위해 증설 투자 확대를 주문, 남 사장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는 게 삼성 안팎의 평가다. 남 사장은 반도체 공장을 짓고 사업장을 운영·관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국내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사업장 증설을 총괄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1966년생 남석우 사장은 1994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를 시작으로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실 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등을 거친 반도체 공정 기술 전문가다. 그동안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과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을 수행하며 반도체 공정과 제조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사업부장 이정배 사장, 파운드리사업부장 최시영 사장, 시스템LSI사업부장 박용인 사장에 더해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남석우 사장이 새로 합류했다.
경계현 사장이 총괄하는 DS부문은 작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 악화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치고 지난해 반도체 매출 1위에 올라선 TSMC는 지난 12일 실적설명회에서 2023년 시설투자 목표액을 320억~360억 달러(약 40조~45조원)로 제시했다. 지난해 시설투자액(363억 달러) 대비 10% 이상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경쟁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까진 투자 감축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3분기까지도 반도체 업황 둔화 전망으로 투자 조절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업계 시선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삼성 반도체 사업이 상반기 적자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5G 등 네트워크 장비 사업에 대한 이재용 회장의 사업 독려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의 이동통신장비 사업은 이 회장이 지난해 미국 디시네트워크, 일본 NTT도코모 경영진과 협상에 나서면서 서서히 수주 성과를 내고 있는 사업이다.
그러나 아직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선두기업들에 한참 부족하다. 중국 화웨이, 스웨덴 에릭슨 등 선두주자에 크게 뒤져 있다. 시장에선 지난해 5G 통신 점유율은 3%대 머무른 것으로 전망한다.
이재용 회장은 연말 인사에서 1968년생 동갑내기 김우준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통신 장비 사업의 향후 수년간 성장 계획을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인 김우준 사장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상품전략그룹장, 차세대전략그룹장, 전략마케팅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영업·기술·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5G뿐 아니라 6G 사업 준비도 겸하고 있는 삼성은 사업 기반 및 경쟁력 강화에 김 사장이 기여할 거란 기대감이 크다. 삼성전자는 김 사장이 네트워크사업을 총괄하는 기간에 세계 시장 10% 점유율을 목표로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임자였던 전경훈 사장은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직을 맡게 돼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사업과 6G 등 선행 연구개발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수년간 삐걱거리고 있는 중국 시장 재건을 위해 중국전략협력실 수장도 바꿨다. 주인공은 연말 승진자인 양걸 사장이다. 삼성전자 중국전략협력실 부실장(부사장)을 맡다가 황득규 사장이 퇴진하면서 지휘봉을 잡았다.
1962년생 양 사장은 1989년 삼성전자 영업관리팀을 시작으로 반도체 판매사업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영업팀장, 반도체부문 중국총괄 등 반도체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활약했다. 양 사장의 이력 중 눈에 띄는 것은 중국 시장의 반도체 영업 담당에 역할이 컸다는 점이다. 미국의 중국 압박 시기에 중국 내 삼성 메모리 반도체 사업 안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종희 "中 사업 문제 찾았다"=삼성전자는 연초 한종희 부회장의 입을 통해 중국 사업 재건 의지를 드러냈다. 한 부회장은 'CES 2023'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국 시장 문제점을 찾았다는 점이 성과"라며 "휴대폰과 냉장고 등으로 어떻게 새롭게 접근하느냐, 어떤 것을 갖고 접근하느냐 해답은 찾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전략협력실과 별도로 2021년 말 조직 개편을 통해 한 부회장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만들어 중국 시장을 위한 제품, 브랜드, 유통망, 투자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TV·가전 및 스마트폰 사업이 토종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나면서 현재는 반도체 등 일부 부품 사업에서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몇년 간 선전 통신공장, 텐진·후이저우 스마트폰 공장, 쑤저우 PC공장 등을 철수하면서 현재 남은 중국 생산기지는 쑤저우 가전공장과 반도체 후공정 공장, 시안 메모리 반도체 공장 3곳이다.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은 삼성전자 낸드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지난해 33분기 누계 중국 매출은 43조6720억원으로 2021년(59조7247억원)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이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인데 지난해 1~3분기 25.8%로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반도체 사업은 포기할 수 없으니까 중국 내 사업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변화를 계속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lenn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