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대출 규제 지속·금리 상승 영향가계대출 전년 대비 역대 첫 감소판매신용은 소비 회복으로 역대 최고
올해 들어 지난 1월 전금융 가계대출이 전달 대비 8조원 줄면서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만큼 가계대출 연착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에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지속되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등이 이어지면서 가계 대출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을 보면 가계신용 잔액은 1867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1000억원 감소했다. 역대 가장 큰 감소폭이다. 연간 증가폭은 4조1000억원으로 지난 2003년 4분기(7조3000억원) 이후 역대 최소 기록이다.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7조5000억원 감소한 1749억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전년 대비로는 7조8000억원 줄었는데 이는 2002년 편제를 시작 한 이후 첫 감소다. 다만 판매신용은 잔액은 3조4000억원 증가한 117조7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일반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한 대금 등을 합한 금액이다. 가계대출은 일반가계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출을 뜻하며 판매신용은 재화의 판매자나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외상(신용)거래를 의미한다.
가계대출 감소는 기타대출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3000억원 감소에서 4분기 7조5000억원 감소로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은 기타대출이 12조2000억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주택거래 부진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돼 4조7000억원 늘어났다.
취급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대출 잔액은 902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000억원 줄었다. 기타대출이 6조9000억원 감소한 반면 주담대가 6조5000억원 늘어난 결과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대출 감소가 컸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 잔액은 345조4000억원으로 주담대와 기타대출이 각각 7000억원, 3조1000억원 감소했다. 상호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서 각각 4000억원, 4조1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비은행예급취급기관의 대출 감소는 안심전환대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환대출인 안심전환대출을 받게 되는 경우 가계대출 총량에는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예금은행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호금융이 담보대출을 주로 하는 대출관행을 가지고 있는데 최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이)큰 폭으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판매신용 잔액은 전분기 대비 3조4000억원 늘어나며 11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8분기 연속 증가세다. 특히 연간 기준으로는 11조9000억원 늘어나며 이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 되면서 신용카드 사용이 일반화 됐고 지난해 4월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연말 소비 회복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에도 가계신용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팀장은 "최근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4분기 가계신용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최근 흐름은 부채속도가 완만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1월의 경우 금융위가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 금융기관 가계대출이 8조원 감소하는 등부채 축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계신용 흐름에 있어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모기지 출시, 은행 가계 대출 태도 완화 등이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가계 대출의 핵심 규제인 DSR이 유지되고 있고 대출 금리도 최근 하락흐름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 점,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점 등을 감안하면 급격하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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