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올들어 다시 반등1월말 기준 전월대비 4조원↑가계대출, 13개월째 감소세"기업대출도 성장세 둔화될듯"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주요 시중은행들의 지난달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07조6043억원으로 전월대비 3조8774억원이 늘었다. 한달새 4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기업대출의 성장세는 주로 대기업대출이 주도했다. 대기업대출 잔액은 109조4832억원으로 한달 전 보다 3조9658억원 늘었다. 작년 말 대기업대출도 감소했던 모습을 보였으나 한달 만에 다시 증가한 것이다.
지난달 말 중기대출 잔액도 285조561억원으로 전월대비 9304억원 증가했다. 다만 개인사업자(소호)대출은 313조650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188억원 감소했다.
작년 은행들의 기업대출은 성장세를 이어왔다. 레고랜드발 등으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자 대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으로 발길을 돌리는 등 자금 수요가 몰려들었던 영향이다. 특히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이들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대비 연이어 불어났다. 그러다 작년 12월 기업대출 잔액은 703조7269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6944억원이 줄어들며 1년 중 유일하게 증가세가 꺾였다. 작년 12월의 경우에도 계절적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연말이 되면 대기업들은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을 일시상환하는 사례들이 많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부분 12월 말에는 기업대출이 줄어들기 마련"이라며 "특히 대기업들은 재무상 부채가 적으면 좋기 때문에 연말 일시적으로 대출을 상환하고 다시 늘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이같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한 여신성장 등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이어가기도 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작년 한해 이자이익만 32조5229억원에 달한다. 이들의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12조1302억원으로 전년대비 20.9% 늘었다.
다만 올해는 은행들의 대출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도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그간 은행들의 이익 증가에 있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던 기업대출도 작년만큼 큰 폭의 성장세를 이루기 힘들다는 풀이다.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8조6478억원으로 전월대비 3조8857억원 줄어들며 1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한 기업대출도 작년처럼 크게 증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더구나 은행들도 올해는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에 더 초점을 맞출 예정인 만큼 (기업대출)상승폭은 둔화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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