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A, 디스플레이 기술로드맵 발표회LG, 신시장 '투명' 제시···"LG OLED 우위"폼팩터 이끈 삼성···"고급·개인화 이룰 것"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KDIA)는 21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3년 디스플레이 기술로드맵 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날 발표회는 전윤종 KEIT(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과 강민수 옴디아 수석, 여준호 LG디스플레이 그룹장, 조성찬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및 디스플레이 소부장 업계 임원 및 실무담당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발표회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산·학·연 결집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됐다. 발표회는 디스플레이 산업진단과 함께 R&D(연구개발) 로드맵 및 Ex-OLED 기술개발 방향 등이 논의됐다. Ex-OLED는 응용제품의 확대(extend), 시장 확장(expand)의 약자로 고휘도(밝기)·장수명 등 기존 대비 특성이 대폭 강화된 OLED와 응용제품을 뜻한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이 커다란 위기지만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저력을 믿는다"며 "미래 폭발력 있는 Ex-OLED 시장 리드를 위해 공공·민간 영역의 새로운 수요 개척에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를 뒷받침할 투자를 가속화 하기 위해 국회에서 논의 중인 조특법 투자세액공제 확대의 조속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CD 좋은 사업 아냐···OLED 새 기술 개발해야"
이날 강민수 옴디아 수석은 디스플레이 산업전망을 발표하기 위해 연단에 올랐다. 강 수석은 코로나 사태로 디스플레이 세트 시장인 스마트폰, IT, TV 산업의 급격한 침체기를 우려하며 중국 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민수 수석은 "코로나19는 미래에 발생할 수요를 앞당기고 그 여파로 수요를 하락시키는 두 가지 충격을 줬다"며 "수요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폰은 연간 성장률이 20% 이상 줄어들었고 5년 이내에 평균으로 돌아설 것"이라며 "코로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노트북은 패널 판매량이 기존 전망 대비 5분의 1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TV 시장과 관련해선 "그나마 영향을 덜 받았지만 TV 패널은 크기와 가격에 있어 공급망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코로나에 의한 물류 차질, 인플레이션 등이 겹치면서 회복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TV 패널 수요는 최근 들어 성장하지 못하고 고정되고 있는데 세트가 덜 팔리는 만큼 패널 업체는 패널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강민수 수석은 "LCD 시장은 2010년 중반부터 국가적 지원에 힘입어 중국 기업이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며 "한국 패널 업체로선 LCD는 좋은 비즈니스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OLED는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에 잠식당하고 있다"며 "아직 OLED TV, 폴더블 등은 한국이 독점적으로 생산 중이나 LCD 산업의 과거를 기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 수석은 중국 기업의 추격을 대비해 대형 OLED 사업에 기술 경쟁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OLED용 TV 패널 비중은 2029년까지 LCD 대비 10% 내외에 그칠 것"이라며 "이는 LCD와 비교해 300~400% 높은 가격과 제한된 생산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는 메타 테크놀리지 등 신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나 성능이 향상되면서 비용도 올라 보수적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관련해선 "QD(퀀텀닷)-OLED를 양산 중이나 생산성이 최적화되지는 않았다"며 "새로운 투자는 많은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에 시장 규모를 고려했을 때 보수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으로 강 수석은 "결론적으로 디스플레이는 서서히 회복되겠으나 회복만 기다려선 안 된다"며 "OLED는 우리 기업이 보유한 가장 확실한 무기이고 향후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됨에 따라 TV, IT기기에 맞춘 새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간' 고민한 LGD, 신(新)시장 투명 OLED 제시
LG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중요해진 '공간'을 강조하며 신(新) 시장으로 평가되는 투명 OLED에 대한 비전을 소개했다. 여준호 LG디스플레이 솔루션 CX그룹장은 "공간에서 기존과 다른 차별화된 경험을 어떻게 제공할지, 어떻게 하면 공간의 느낌을 확대해 느낄 수 있을지 등을 디스플레이 관점에서 고민했다"고 말했다.
여 그룹장은 "투명이라는 솔루션이 OLED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LCD 투명도는 기술적으로 낮고 투명도에선 LED(발광다이오드) 사이니지(전광판)보다 LG OLED가 우위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공간 창출, 혁신적인 디지털 경험, 조화로운 디자인 등 코어 벨류(가치)를 앞세운 투명 OLED는 다양한 산업에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글로벌 투명 OLED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00억원에서 2030년에는 12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시장 선점을 위해 18인치부터 77인치까지 투명 OLED 라인업을 확대했고 해상도는 4K까지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또 기업·모빌리티·홈 라이브스타일 등을 미래 트렌드로 꼽아 투명 OLED를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삼았다.
폼팩터 고민하는 삼성D···고급화·개인화 강조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시장은 가격 경쟁력에 우려를 나타내며 아직 소비자가 확인하지 못한 애플리케이션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찬 부사장은 "시장을 이해해야만 어떤 디스플레이를 만들지 고민할 수 있다"며 "모바일은 개인화(Personalize) 대응을 고민했고 IT 기기는 OLED가 들어가지 못했던 시장을 모두 IT OLED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부사장은 "과거 이동전화는 벽돌폰에서 시작해 손에 쥐기 쉬운 기기가 나와 폼팩터의 변화가 이뤄졌다"며 "폼팩터 관점에서 슬라이드와 같은 외형적 변화 기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면적이 커지면 OLED를 사용할 수 없을 것이란 편견을 깬 앞선 기술이 있어 (폴더블, 슬라이더블 등) 이후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또 조 부사장은 "디스플레이를 만들 때 어떻게 만들어야 사람들이 즐기고 다가갈 수 있는지 등을 고민해야 했다"며 "삼성디스플레이는 환경, 재료 공정, 물질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면에서건 '울트라' 타이틀을 앞에 붙일 수 있도록 고급화할 것"이라며 "우리(삼성)가 아니면 안 된다는 인식을 다져야 진정한 '개인화'를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지난해 기준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은 약 150조원 규모로 집계했다. LCD와 OLED 비중은 6대 4 비율로 조사됐다. 중국 기업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OLED 시장에선 우리나라는 대형 OLED의 경우 4~6년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소형의 경우 2년 정도로 좁혀졌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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