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제징용 문제 해결방안 발표업계, 국민들 반응에 촉각 곤두세워"日불매 회복은 아직···예의주시할 것"
업계는 이번 조치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사실상 종결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잦아들던 분위기에 오히려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입장 발표' 회견을 열고 2018년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국내 재단이 판결금을 대신 지급한다고 밝혔다.
유통업계는 국민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번 정부의 결정을 국민들이 어찌 받아 들이는지에 따라 잠잠해지던 일본 불매운동이 다시금 촉발될 가능성 탓이다.
앞서 일본이 2019년 7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빌미로 한국의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하자 국내에선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던 일본 제품은 물론 여행객 수요까지 대폭 줄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불매운동이 다소 완화되면서 국내 SPA 시장을 이끌어왔던 유니클로부터 데상트, 미즈노, 아식스 등 일본 브랜드도 차츰 실적을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 유니클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에프알엘코리아의 2022년 회계연도(2021년 9월~2022년 8월) 기준 매출은 7042억원으로 전년(5924억원)보다 20.9%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16.8% 급증했다.
데상트코리아의 2021년 매출은 5436억원, 영업이익은 11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9.0%(4986억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3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미즈노와 아식스 실적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미즈노와 아식스스포츠의 2021년 영업이익은 각각 17억원, 3억원으로 전년 동기(-24억원, -5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도 소비자 사이에서 큰 인기다. 지난 1월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슬램덩크 팝업 스토어는 한정판 유니폼과 피규어를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대기행렬이 이어졌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슬램덩크 와인에 이어 만화책까지 판매하기 시작했다.
불매운동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대폭 감소했던 일본 여행객 수도 급증하고 있다. 엔데믹부터 엔저(低) 현상, 지난해 10월부터 이뤄진 일본 정부의 무비자 자유 여행 확대 등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1일 출발 고객 기준 예약 지역 비중은 일본이 25%로 동남아(65%) 다음으로 많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2~5월은 통상 일본을 찾는 여행객들의 주된 목적이 벚꽃 축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벚꽃 명소와 관련한 여행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맥주를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는 모양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0만4000달러(약 26억원)로 지난해 동월보다 314.9%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가 이제는 어느 정도 줄어든 것이 체감된다"며 "다만 불매운동 이전과 비교하면 전부 회복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아직까지는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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