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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조직 슬림화, CEO 물갈이···우리금융, '임종룡式 혁신' 본격화(종합)

금융 은행

조직 슬림화, CEO 물갈이···우리금융, '임종룡式 혁신' 본격화(종합)

등록 2023.03.07 18:08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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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덩치 줄여 '의사결정 체계' 효율화하고 카드·종금·캐피탈 등 계열사 경영진 새 단장 "임 내정자 철학 반영···조기 경영안정 도모"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취임 전부터 대대적인 혁신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카드·캐피탈·종합금융 등 주요 계열사 CEO를 전면 교체하는 한편, 총괄사장·수석부사장직을 없애고 사업 부문을 축소하는 등의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효율적인 의사 결정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불확실한 시장환경에 대응한다는 취지인데, 외부에선 이미 우리금융이 임종룡 내정자의 경영철학에 발맞춰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총괄사장 폐지, 사업 부문 축소로 '조직슬림화'···문화혁신TF 구축

우리금융은 7일 조직혁신과 미래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지주·은행의 조직개편과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먼저 우리금융은 전략 수립과 시너지 창출, 조직문화 혁신을 키워드로 지주사를 슬림화했다. 자회사의 업종 특성을 감안해 경영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라는 임 내정자의 의지를 반영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 일환으로 박화재 사업총괄사장과 전상욱 미래총괄사장이 맡아보던 지주 총괄사장과 수석부사장직을 폐지했다. 사업 부문도 기존 11개에서 9개로 재편해 ▲전략 ▲미래사업 ▲재무 ▲디지털·IT ▲브랜드 ▲리스크관리 ▲경영지원 ▲준법감시인 ▲감사 부문을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맞물려 우리금융은 지주 임원을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는 한편, 6명을 새롭게 임명했다. 지주 전체 인력을 약 20% 감축하고 회장 비서실(본부장급)도 없앴다. 세대교체 차원에서 본부장급 2명을 지주 부문장(9개)에 발탁하기도 했다.

동시에 우리금융은 회장 직속의 '기업문화혁신TF(회장·자회사CEO 협의체)'를 가동해 그룹의 조직문화혁신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이 조직은 인사·평가제도 개편, 내부통제 강화, 경영 승계프로그램 등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긴다.

미래사업추진부문도 꾸렸다. 증권사 인수와 같은 비은행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하고 그룹의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며 ESG경영도 통합 관리하도록 했다.

핵심 계열사 우리은행도 지주의 혁신 기조에 발맞춰 영업 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세부적으로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하고 그 업무를 국내영업과 기업투자금융 등 두 부문으로 나눴다. 이어 국내영업 부문엔 ▲개인 ▲중소기업 ▲기관 ▲자산관리 ▲연금사업을, 기업투자금융 부문엔 ▲기업 ▲글로벌 ▲IB ▲부동산금융 등 영업관련 그룹을 배치했다. 부문장은 각각 개인그룹장과 기업그룹장이 겸직한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해 신성장기업 대상 영업과 기관 영업 시장, 연금시장 등에 대한 영업력을 높이기로 했다. 상생금융부도 구성해 금융소외계층 전담 상품과 서비스 지원에 집중한다.

은행 역시 임원 수를 기존 19명에서 18명으로 줄이고 그 중 12명을 교체했다. 3개의 그룹장 자리엔 영업실적이 뛰어난 여성본부장도 발탁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 내정자의 경영 전략 방향을 반영해 조직·인사 혁신에 착수했다"면서 "비록 회장 취임 전이지만 작년말 이후 미뤄온 개편을 일괄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조기에 경영안정을 도모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카드·캐피탈·종금 CEO '물갈이'···이원덕 우리은행장도 사의 표명

우리금융은 카드·캐피탈·종합금융을 아우르는 주요 계열사의 대대적인 인적쇄신에 착수했다. 성과와 무관하게 2년 이상 CEO로서 자리를 지켜 회사 안팎에서 변화 요구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임 내정자도 지난 2일 사외이사 간담회에 참석해 과감한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따라 박완식 우리은행 개인·기관그룹장이 우리카드 대표에 선임됐으며, 조병규 은행 기업그룹장은 우리금융캐피탈을, 김응철 외환그룹장은 우리종합금융을 이끌게 됐다.

이종근 지주 경영지원부문 전무는 우리자산신탁 대표로, 전상욱 지주 미래성장총괄 사장은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로 각각 이동한다.

아울러 우리펀드서비스 대표엔 김정록 은행 준법감시인이 선임됐다. 최광해 대표의 퇴임으로 공석이 되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 인사는 추후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우리금융은 남기천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우리자산운용 대표로 영입했다. 그룹 자산운용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각 자회사는 신임 대표가 부임하는 즉시 지주사의 기본 전략에 맞춰 인사·조직개편을 이어갈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조만간 우리은행장 인선 절차에도 착수한다. 이원덕 행장이 자추위를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임기가 10개월 가까이 남았지만, 취임을 앞둔 임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인물이다. 그는 1990년 한일은행에 입행하면서 금융권과 연을 맺었고 우리은행 출범 후 전략기획팀 수석부부장과 자금부장,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지주 수석부사장 등을 지냈다. 또 작년 3월부터 우리은행을 이끌어왔다. 올해는 손태승 회장이 연임을 포기한 이래 회장 인선 경쟁에 뛰어들었고 최종후보군(숏리스트) 4명에도 올랐지만 임 내정자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우리금융 측은 "그룹 개혁의 촉매제가 될 과감한 경영진 인사·조직개편을 조기에 마무리한 만큼, 새로 출범하는 즉시 신임 회장이 그려온 경영 로드맵대로 빠르게 영업속도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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