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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곳간 채운 KAI, 다시 비상(飛上)한다···6대 미래사업 박차

산업 중공업·방산 벌크업 K-방산

곳간 채운 KAI, 다시 비상(飛上)한다···6대 미래사업 박차

등록 2023.04.05 08:38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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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신 플랫폼 개발' 목표···향후 5년간 1.5조원 투입KF-21, 전투능력 검증 '성공적'···2024년 양산 돌입 예정소프트웨어 분야의 역량 강화···디지털 전환 '가속화'

강구영 KAI 사장(왼쪽 세번째)이 호주 공군 항공전투단장 피트 로빈슨 준장(왼쪽 다섯번째)에게 FA-5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KAI 제공강구영 KAI 사장(왼쪽 세번째)이 호주 공군 항공전투단장 피트 로빈슨 준장(왼쪽 다섯번째)에게 FA-5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KAI 제공

미래를 준비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세계 7위 항공·우주 기업을 목표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부다.

4일 KAI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KAI는 전년 대비 1.1% 감소한 2067억원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투자했다. 작년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5%로 전년대비 0.7%포인트 감소했다.

KAI는 1조5000억원 규모의 'R&D' 승부수를 던지면서 올해부터 연구개발비 규모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겠다"는 강구영 KAI 사장의 발언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향후 5년간 제품 개발에 7100억원,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4600억원, 미래 신기술 확보에 3300억원 등 총 1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후 2027년부터 2032년까지 3조원을 추가 투자하고, 2033년부터는 매년 매출의 5~10%를 R&D에 투여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KAI는 오는 2030년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입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사진=KAI 제공최근 KAI는 오는 2030년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입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사진=KAI 제공

KF-20 보라매, 전력화 임박···"우주와 하늘 지배하는 자가 세계 제패"
지난해 두둑히 곳간을 채운 KAI는 올해를 미래사업 준비를 위한 원년으로 선언했다. 본격 성장을 위해 '미래형 신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6개 대형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6대 사업은 △차세대 무기체계(6세대 전투기) △수송기(친환경 항공기) △차세대 고기동 헬기 △민·군 겸용 미래항공기체(AAV) △독자위성플랫폼·위성서비스 △우주 탐사·모빌리티 활용 솔루션 등이다.

강 사장은 "앞으로 우주와 하늘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제패할 것"이라며 전투기·민수(민항기)와 우주 양대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성을 관측하고 있다.

현재 KAI는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FA-50 경공격기, KUH 기동헬기, 무인기 등 주요 무기체계를 국내 개발된 항공기로 전력화함으로써 자주 국방력을 제고하고 있다. 이같은 개발·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잇단 수출 성과도 내고 있다.

나아가 차세대 무기체계와 수송기, 차세대 고기동 헬기 등 대형사업 조기착수도 앞두고 있다.

KAI는 FA-50의 단좌형 모델 F-50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국 수출형 TF-50을 만들어 현지 고등전술입문기 사업에서 성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F-50은 추가 연료탱크를 장착, FA-50 보다 작전 임무 반경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KF-21 보라매는 지난달 남해 상공서 △공대공 무장분리 시험과 △공중 기총발사 시험 등 전투능력 검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당초 KF-21의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시기는 11월로 예정됐으나, 이를 3~6개월여 앞당겨 오는 5~8월경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방사청은 공군의 2032년까지 KF-21 전투기 120여대 도입 계획에 따라 내년 전반기 중 KF-21의 양산 계약을 맺고 2026년 후반기부터 전력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AI 관계자는 "4세대 전투기와 5~6세대 전투기의 세대교체 시점에서 KF-21은 4.5세대 전투기로서의 이점을 가지고 틈새시장 진출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4.5세대 전투기 중 유일하게 내부무장공간을 보유하고 있고 추후 성능개량을 통해 스텔스를 적용할 수 있어 기존 4.5세대 전투기와는 차별화되며 5세대 전투기와도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리온 등 국산 헬기와 관련해서는 핵심 구성품과 기술을 국산화해 차세대 고기동 헬기 국내 개발 주도권을 확보하고 2030년대부터 성능 개량 모델 양산과 전력화를 추진한다는 목표다.

우주산업 부문에서는 2025년까지 위성 사업 기술·여건·장비 확보를 마친 뒤 위성 개발 주관 사업을 독자 플랫폼 면에서 중형→소형·초소형→대형, 영역에서는 민수→군수→수출 등으로 확장해 부가 서비스 사업화 및 자체 위성 운영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전장 '하드웨어→소프트웨어'···게임사와 손잡은 이유
KAI는 단순히 완제기나 항공기 부품 등 하드웨어 분야의 역량만이 아니라 이를 보조하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메티버스·증강현실(AR) 등 소프트웨어(SW) 분야의 역량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항공우주산업이 점차 소프트웨어 역량의 고도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KAI는 가상현실(VR)과 메타버스, AR을 정비와 훈련 체계에 적용하고, 제조 설비에도 접목해 디지털 전환(DX)을 도모하고 있다.

'미래형 메타버스 훈련체계' 신사업의 일환으로 KAI는 최근 게임 회사인 에픽게임즈 코리아와 VR형 비행 훈련체계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 5'를 적용해 KF-21 VR 비행 훈련 시뮬레이터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시뮬레이터는 실제와 유사하게 만들어진 시뮬레이터를 탑승해보며 기체 성능을 간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제기 수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전장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면 소프트웨어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서는 연구개발직군에 해당하는 4개가 SW 관련 분야라는 점이 눈에 띈다. KAI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 당시에도 SW 개발팀 등 핵심 기술 R&D 조직의 일부를 수도권으로 전진 배치해 우수 인재 확보에도 나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KAI 관계자는 "훈련체계 사업을 항공기의 서브 사업이 아닌 4차산업 혁명기술 기반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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