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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 한 달···'복구 로드맵'이 안보인다

산업 자동차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 한 달···'복구 로드맵'이 안보인다

등록 2023.04.12 16:38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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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2공장 복구 시작도 못 해···1공장도 여전히 휴업권고사직·전환배치에 노사갈등 격화···고용불안 최고조노조, 정상화 위한 협의체 요구···사측 "결정된 것 없어"

지난 3월 29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앞에서 김용성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타이어지회 지회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대전공장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제공지난 3월 29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앞에서 김용성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타이어지회 지회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대전공장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제공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대전공장 복구 작업이 한 달째 지연되면서 사내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공장 인근 환경정화에 나서고 있지만 불이 났던 2공장의 정상화 작업은 시작도 못한 상태다. 특히 2공장 근로자들에 대한 권고사직과 전환배치가 본격화되면서 노사갈등까지 불거진 상태다.

앞서 지난달 12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13시간 동안 진화작업을 벌였다. 대전공장의 하루 평균 타이어 생산량은 4만~4만5000개 수준으로, 전체 매출액의 16% 가량을 차지하는 사업장이다. 대전공장은 이날부터 한 달째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대전공장 인근의 상가, 아파트 단지, 주택 등을 중심으로 환경정화 활동을 진행 중이다. 매일 살수차로 피해지역 도로와 골목, 시설물 등을 씻어내고, 임직원들도 교육시설과 공원 등에서 정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문제는 대전공장이 언제 정상화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화재로 잿더미가 된 2공장은 물론이고 피해가 없었던 1공장도 개점 휴업 중이다. 2공장에 대한 당국의 화재 원인조사는 붕괴 위험 등 안전을 이유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1공장은 1주일 전부터 재가동을 위한 테스트에 돌입했고, 2공장은 복구에 앞서 원인조사 중"이라며 "대전공장과 관련해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대전공장의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한국타이어의 노사갈등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2공장의 비정규직 근로자 260여명이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고, 정규직 일부도 1공장과 금산공장으로 전환배치되고 있어서다.

한국타이어가 이번 대전공장 화재로 수령하는 보험금 규모는 약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재산피해를 입지 않은 사측이 화재를 빌미로 대전공장의 몸집을 줄이려 한다는 게 노동조합 측 주장이다.

이태진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 노동안전보건부장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하청업체 2곳이 이미 폐업했고, 또 다른 1곳에 소속된 일부 조합원들도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다"며 "공장 정상화와 고용안정을 위한 노사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이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장 정상화를 위해선 노사가 함께 역할을 나눠야 하고, 이를 위해 노사간 논의가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사측이 일방적으로 권고사직 등을 통보하면서 노동자들에게만 고통이 전가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국타이어 노사에 따르면 대전공장에서 근무하던 생산직 직원들은 휴업 또는 퇴사한 상태다. 노조는 비정규직에 대한 대량해고에 원청인 한국타이어가 적극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하청업체가 제시한 3개월치 임금 및 위로금 지급은 원청의 지원 없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1공장 인력 운영은 노조와 다양한 방향성을 가지고 소통 중"이라며 "협력업체의 권고사직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건 어려움이 있지만, 협력업체 대표들이 사원들과 면담 과정 등을 통해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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