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코스피 공매도 거래액 2배 늘어공매도 타깃, 2차전지 넘어 타 업종 확산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7639억원(전체 거래대금 대비 약 2.82%)으로 전 거래일 대비 약 1361억원 가량 밀린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2001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월별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으로 최대로 치솟고 있다. 지난 1월(3730억원)과 2월(4320억원), 3월(4259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됐다.
공매도 거래대금이 급증한 이유는 국내증시가 가파르게 오르며 증시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기준 코스피 지수(2575.08)와 코스닥 지수(909.20)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보다 각각 15.70%와 47.46% 상승했다. 증시 회복세가 본격화하면서 거래대금이 늘었고 공매도 거래대금도 증가한 셈이다. 이는 증시가 과열됐다는 반증이다.
공매도는 말 그대로 '없는 것을 판다'라는 의미로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빌려서 파는 투자기법이다. 주식을 판 후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안에 해당 주식이나 채권을 구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면 된다. 따라서 약세장이 예상되는 경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활용한다.
예를 들어 A종목을 갖고 있지 않은 투자자가 이 종목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매도 주문을 냈을 때, 주가가 현재 2만원이라면 일단 2만원에 매도한다. 3일 후 결제일 주가가 1만6000원으로 떨어졌다면 투자자는 1만6000원에 주식을 사서 결제해 주고 주당 4000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이 때문에 공매도 투자가 늘어났다는 건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특히 주식시장에 다시 자금이 몰리면 유동성 장세에 접어들어 공매도 역시 자연스레 늘어난다.
현재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은 2차전지 관련주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통·소비주까지 공매도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2차전지 관련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이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각각 540억원, 562억원에 달한다. 두 종목에 몰린 공매도 거래액이 이달 코스닥 전체 공매도의 30%가 넘는다.
최근엔 코스닥 2차전지 업체뿐 아니라 다른 업종의 종목 공매도 거래 대금도 급증하고 있다. 관련주들의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고물가·고금리·강달러 조합으로 유동성은 위축됐고, 소비는 둔화하고 있어 당장 상반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와 관련 공매도 잔고 금액 상위 종목은 전날 롯데관광개발 839억원(9.69%), 후성 802억원(5.71%), OCI 1394억원(5.1%), 아모레퍼시픽 3702억원(4.75%), HMM 4374억원(4.19%) 등이 코스피 시장 공매도 비중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수 소비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으로 주요 유통업체들의 1분기 실적은 대체로 시장 기대치에 비해 부진할 전망"이라며 "2분기에도 경기 둔화 영향이 이어지겠지만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에 따른 주가 하락과 과열로 이어진 투기 열풍을 유의하면서 투자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초 이후 15% 이상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33% 상승했다. 코스닥의 신용잔고는 코스피의 신용잔고 9조3천억원을 상회하는 10조2000억원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닥 강세는 2차전지주 과열, 공매도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세 지속, 숏커버 청산, 주가 상승세, 공매도 증가의 순환고리가 작동하고 있다"며 "2차전지주의 과열 현상이 해소되면서 코스닥이 전반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당부했다.
뉴스웨이 전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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