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잔고, 10개월 만에 20조 돌파코스피 소형주, 코스닥 대형주·중형주 경계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하한가를 기록한 다우테이타와 서울가스, 선광, 삼천리, 대성홀딩스, 세방, 다올투자증권, 하림지주 중 6개 종목이 하한가로 직행했다. 오후 12시30분 기준 해당 종목 중 하한가를 기록하지 않은 종목은 하림지주와 다올투자증권이 유일하다.
2거래일 동안 하한가를 기록한 6개 종목은 업종이 다르지만 외국계 증권사인 소시에테제네랄(SG) 거래 창구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신용거래융자잔고가 20조원을 돌파한 점에 주목하며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들의 반대매매가 해당 종목들의 하한가의 원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9일 20조1369억원으로 약 10개월 만에 20조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연일 증가, 지난 21일 기준 20조4018억원까지 쌓였다. 연초대비와 비교하면 약 3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코스닥만 본다면 10조5000억원으로 전년 4~5월 고점권 수준과 비슷하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코스닥 누적 순매수 금액은 6조3000억원이며 코스닥 신용융자잔고 대비 60%에 육박한 상황"이라며 "코스닥의 신용융자신규금액 추이를 보면 최근 20거래일 평균 기준 1조3000억원으로 투자열풍이 불었던 2020년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높은 신용융자잔고는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제때 갚지 못한다면 반대매매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담보 비율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이다. 반대매매로 인해 대규모 매도가 이뤄진다면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에 증권가에선 전일 주가가 급락한 8개 종목에 대해 CFD를 의심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시장 대비 신용융자잔고율과 공여율이 과도한 수준"이라며 "코스피 전체 종목의 5일 평균 신용융자 공여율은 7.44%, 신용융자잔고율은 0.96%인데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은 평균적으로 30% 수준의 신용융자공여율을 기록했고 잔고율 평균도 10%를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SG증권발(發) 수급 후폭풍이 이틀 연속 이어지면서 증시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당분간 기형적인 수급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부 종목의 하한가는 CFD 관련 이슈로 인한 결과로 추정되는데 문제는 특별한 이유 없이 아니며 과도한 해석 등으로 강세를 보인 종목군에 대한 매물 출회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라며 "결국 시장은 최근 상승폭이 컸던 종목 중심으로 위축된 투자심리로 인한 수급적인 요인으로 매물이 출회되며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윤 연구원은 "신용융자공여, 잔고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주가 하방위험이 발생할 경우 급매 현상은 더욱 증폭될수 있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경계할 필요가 있으며 펀더멘털이 아닌 단순 수급으로 주가의 비이상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결국 수급 변동성 확대로 가격 조정이 나타난다"며 "코스피의 경우 소형주, 코스닥은 대형주와 중형주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도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 등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로 인한 손실 위험 증가와 테마주 투자심리를 악용한 불공정거래가 기승을 부릴 우려가 있다"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는 한편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시장감시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도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부당권유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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