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선불충전금 잔액 978억원···1위 네이버 바짝 추격SSG닷컴·11번가 전기 대비 늘고 롯데온·지마켓 소폭 감소지마켓 '록인 효과' 약화·SSG페이 일대일 교환 영향 가능성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주요 이커머스 업체(네이버·쿠팡·SSG닷컴·지마켓·11번가·롯데온)의 선불충전금 규모는 총 2887억원으로 집계됐다.
선불충전금은 소비자들이 특정 플랫폼 내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예치금이다. 선불충전금 잔액이 많다는 것은 해당 플랫폼에서 소비하려는 고객이 많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선불충전금의 규모가 해당 플랫폼의 고객 충성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가장 선두 업체는 네이버다. 네이버의 올해 3월 말 기준 선불충전금 잔액은 1002억4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기인 지난해 말(2022년 12월 31일)보다 0.7% 감소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5.7% 증가했다.
쿠팡의 선불충전금 잔액은 978억3730억원으로 전기보다 3.9% 늘었다. 전년 동기보다는 12.1%나 증가했다. 이어 SSG닷컴 1분기 선불충전금 잔액은 433억35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기 대비 8.6%,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수치다.
11번가 또한 선불충전금 잔액이 전기,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했다. 1분기 기준 11번가의 선불충전금 잔액은 60억5450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인 60억515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22.2% 뛰었다. 롯데온의 선불충전금 잔액은 3억486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기인 3억499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12.5% 줄었다.
지마켓의 1분기 기준 선불충전금 잔액은 463억980억원으로 전기 대비 0.9%, 전년 동기 대비 14.6% 감소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쿠팡의 선불충전금 잔액 규모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반면, 지마켓은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쿠팡의 선불충전금은 지난해 6월 말 871억원대로 전기 대비 2억원가량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쿠팡의 활성 이용자 수와 유료 멤버십 이용자 수 증가와 연관이 깊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물건을 구매한 적이 있는 활성 이용자는 1811만5000명으로 2021년 대비 1% 늘었다. 유료 멤버십 이용자는 1100만명을 넘어섰다. 쿠페이머니의 적립률은 1%다.
지마켓의 선불충전금 잔액 규모는 이와 대조적인 모양새다. 2021년 3분기 기준 569억7620만원을 찍고 난 이후 4분기에는 516억2070만원으로 50억원 이상 줄었다. 이후 지난해 1분기 524억3580만원으로 반등했다가 ▲2분기 517억1310만원 ▲3분기 473억5740만원 ▲4분기 467억5500만원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스마일캐시는 외부가맹점과 지마켓, 옥션에서 사용할 경우 기본적으로 누구나 1%를 적립 받을 수 있다. 스마일클럽 고객도 기본 적립률은 1%며 스마일클럽 고객이 스마일배송을 이용할 경우는 2%, 스마일프레시를 이용할 경우 6%가 적립된다.
지마켓 선불충전금 잔액이 줄어들고 있는 요인으로는 록인(Lock-in) 효과가 약해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SSG닷컴의 SSG머니와 스마일캐시는 일대일 비율로 교환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스마일캐시 사용자가 SSG머니로 교환하면서 증감률이 상반된 결과를 낳았을 가능성도 있다.
업계는 선불충전금 잔액 규모의 증감 추이가 록인효과와 관련이 있다면서도 각 업체의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마켓의 경우 선불충전금 지급보증 규모 확대로 부담이 늘며 의도적으로 선불충전금을 축소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비용 부담보다 충전금 잔액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향후 소비를 생각해서 금액을 충전하는데, 선불충전금 잔액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면 소비자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지마켓의 선불충전금 잔액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선불충전금으로 결제했을 때의 적립률 증가 등 베네핏에 변화가 없다면 지마켓이 전략적으로 다른 곳에 더 힘을 주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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