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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금호석유화학, 박준경 시대 본격화···"지배력 자신감"

산업 에너지·화학

금호석유화학, 박준경 시대 본격화···"지배력 자신감"

등록 2023.05.09 09:00

수정 2023.05.09 09:43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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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회장 용퇴, 박 준경 사장에 대한 믿음 높아박 사장, 수익성 회복 과제···신성장동력 확보 관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용퇴를 선언하면서 장남인 박준경 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용퇴를 선언하면서 장남인 박준경 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금호석유화학그룹이 '3세 경영'의 신호탄을 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용퇴를 선언하면서 장남인 박준경 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경영권을 이어받은 박 사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은 최근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 무보수 명예회장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금호가(家)의 2세 경영이 완전히 막을 내렸다.

금호석유화학그룹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이 스스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밝힌 이후 회장직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고 말했다.

자발적 용퇴인가, 불가피한 은퇴인가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회장의 4남인 박 회장은 지난 2021년 5월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그는 이후 총수로서 회장 직함만 유지하고 있었다.

앞서 박 회장은 계열사 법인 자금을 아들 박준경 사장에게 담보 없이 빌려주는 증 130억원이 넘는 규모의 배임 혐의로 기소돼 2018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박찬구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되고 2년 후인 2025년 말까지 7년 동안 금호석유화학에 취업할 수 없다. 그러나 박 회장은 지금까지 회장직을 유지해 왔다.

이어 박 회장은 지난달 27일 경제사범의 취업제한 발효 시점을 놓고 법무부를 상대로 냈던 소송을 취하하면서 현업 은퇴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상 이면에는 개인과 법무부의 소송이 좀 부담이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볼 수 있다"며 "최근 시민단체의 해임요구도 거세다 보니 스스로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찬구 회장 용퇴에 주목받는 '오너 3세 '박준경 사장
박찬구 회장이 갑작스럽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재계에서는 장남 박준경 사장이 이어 경영승계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오너 3세인 박 사장은 1978년생으로, 지난 2007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했고, 2010년 금호석화에 합류했다. 이어 해외영업팀, 수지영업담당 등을 거쳐 2021년 6월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1년 반 만인 지난해 말 사장 자리에 올라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된다.

재계에서는 박 사장이 사내이사와 사장에 잇따라 오르자 금호석유화학그룹의 3세 경영체제 전환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시작한 박 사장 앞에는 지배력 확보와 경영 능력 입증 등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박 사장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율은 작년 12월 말 기준 7.45%로 박 회장(6.96%)보다 많다. 박찬구 회장 딸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부사장은 작년 말 구매 담당 전무에서 승진해 지분 1.01%를 보유했다.

앞서 박 회장의 형이 박철완 전 상무가 벌였던 경영권 분쟁에서 박 회장과 박 사장 측이 승기를 잡았지만, 박 전 상무가 금호석화의 개인 최대 주주라는 점은 여전히 불안 요소라는 분석이다. 박 전 상무 측의 지분율은 10.57% 수준이다.

하지만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 용퇴는 지배력 확보에 대한 자신감으로 읽힌다"며 "더불어 박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믿음도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은 정리됐지만 박 사장은 업황 부진이라는 새로운 위기를 맞닥뜨리면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석유화학업계의 업황 부진으로 인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한 1302억원을 기록했다.

박 사장은 한때 금호석유화학의 황금기를 견인한 NB 라텍스 생산 확대를 주도하며 뛰어난 경영 감각을 선보였다. 영업본부장 시절 2560억원 규모 생산 설비 확대를 추진했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NB라텍스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주력 사업인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부문이 글로벌 수요 위축 위기에 빠지자 박 사장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경쟁사들이 몇 십 년 전부터 선제 투자한 결실을 맺으면서 미래에 대비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빠르게 진행 중인 데 비하면 금호석유화학은 갈 길이 멀다는 진단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금호석유화학은 높은 석유화학부문 비중을 점차 줄여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향후 박 사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은 최우선으로 신사업 육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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