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우호지분 '60%'···한층 공고화된 경영권"검증 끝나"···코로나 위기 극복하며 경영 능력 입증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너 3세' 조원태 회장은 지난 2019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과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후 한진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여기에 여동생인 조현민 한진 사장이 한진에 합류한 지 3년 만에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지주사인 한진칼을 정점으로 한 한진그룹은 오너 일가가 한진칼 지분을 나눠 가지면서 지배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현재 조원태 회장(5.78%)과 조현민 사장(5.73%), 재단 등 특수관계인이 총 18.85%(조현아 제외)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가의 경우 사모펀드인 KCGI가 2018년부터 경영권 참여 목적으로 지분 매입을 시작하면서 경영권에 공격을 받아왔다. 여기에 4년 전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남매 전쟁'까지 벌어지면서 위협은 거세졌다.
"조원태 회장이 공동 경영의 유훈을 어겼다"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남매의 난'의 서막을 연 조현아 전 부사장은 KCGI·반도건설과 이른바 '3자 연합'을 결성해 조 회장과 분쟁을 이어갔다.
하지만 2020년 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자 한진칼 지분 10.58%를 가진 산업은행이 조 회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무게의 추가 기울었다. 당시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순조로운 합병을 지원하기 위해 한진칼 주식을 취득했다.
현재 산업은행을 포함해 델타항공(14.9%), 호반건설(11.9%) 등 우호 주주 지분까지 합치면 조 회장의 지분은 60%에 달해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한 상태다. 호반건설은 우호 주주 여부가 불분명하지만,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사들여 조 회장 측에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만큼 '잠재적 우군'으로 분류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반면 3자 연합의 경우 와해된 이후 지난해 KCGI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 전량을 호반건설에 매각한데 이어 반도건설도 지분을 처분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사실상 종료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인다. 조 전 부사장도 최근까지 잇따라 지분을 매각하면서 현재 지분율은 0.93%에 불과하다.
'완승' 조원태 회장,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수익성 확보 과제
이로써 한진가 '3세 경영'은 조현아 전 부사장을 제외한 조원태 회장과 조현민 사장 구도로 자리 잡았다.
조 회장의 한층 더 공고화된 경영권은 올해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3월 22일 열린 한진칼 정기주총에서 사내·외 이사 재선임 등 주요 안건이 80% 이상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특히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의 경우 94.51%의 높은 찬성률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한 조 회장은 이제 본격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할 때다. 그동안 코로나19로 닫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여객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수익성 확보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같은 굵직한 이슈를 원만히 풀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조 회장은 급감한 여객 수요를 만회하고자 화물 운송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지난 2020년 4조2507억원, 작년 6조6948억원의 화물 매출을 달성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최근 엔데믹에 따라 여객 수요가 회복세를 타는 동안 화물 실적은 떨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조금이라도 뒤처진다면 시장을 회복되는데 우리의 실적과 수익성은 오히려 저조해지는 이른바 '수요 회복의 역설'에 직면할 수 있다"며 해외 여행 리오프닝과 동시에 벌어질 치열한 시장경쟁에 대비해 수요 선점을 위한 면밀한 검토를 주문했다
특히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마무리 짓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이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성공적인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를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마무리 시점으로 못박은 그는 '믿을맨'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면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 회장과 우 사장 모두 국내는 물론 해외 항공업계 관계자들과 오랜 기간 다져온 네트워크가 탄탄한 만큼, 이를 활용해 기업결합을 성공시켜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조현민 사장, 첫 상장사 등기임원 선임···신사업으로 경영권 '초석'
조원태 회장이 그룹 전반에 걸쳐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사이 여동생인 조현민 한진 사장도 경영권 확대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조 사장은 2018년 4월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대한항공 전무 등 그룹 계열사에서 맡고 있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이듬해 6월 한진칼 전무로 복귀했으나, 2020년 말 한진 마케팅총괄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한진에 합류한 조 사장은 2021년 1월에는 부사장, 2022 1월에는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한진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한진에 합류한지 3년 만이다.
한진은 "조 사장은 노삼석 사장과 함께 국내외 물류 인프라와 자동화 투자, 해외 거점 확대 추진과 수익원 확대 및 원가 개선에 집중해 지난해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조 사장이 상장사 등기임원으로 신규 선임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장기적으로 여객과 항공화물 등에 치우친 실적 구조를 다변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를 위해 '구원투수'로 동생 조 사장을 낙점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조 사장은 물류사업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새 트렌드를 접목해 업계 최초로 물류와 문화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를 구축하는 등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직접 총괄을 맡았다.
한진 관계자는 "조현민 사장의 주도하에 미래성장동력 발굴의 일환으로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였다"며 "조 사장은 이번 사업부 신설을 통해 마케팅 및 디지털플랫폼사업총괄로서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해 한진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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