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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젠트리피케이션

전문가 칼럼 권대중 권대중의 부동산 산책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젠트리피케이션

등록 2023.05.18 13:12

수정 2023.05.18 13:13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젠트리피케이션 기사의 사진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심지에서 노후·불량해진 주택지가 고급화되거나 상업지가 새로운 환경으로 개선하면서 임대료가 올라가 원주민이 내쫓기는 현상을 말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지주계급 또는 신사계급을 뜻하는 젠트리에서 파생된 용어로 1964년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 글라스가 처음 사용했다.

글라스는 런던 서부에 위치한 첼시와 햄프스테드 등 하층계급 주거지역이 중산층 이상의 계층 유입으로 인해 고급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이에 따라 기존의 하층계급 주민은 치솟은 주거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살던 곳에서 쫓겨남으로써 지역 전체의 구성과 성격이 변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사용한 용어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는 과정은 도시의 발전에 따라 대도시일수록 중심 시가지에서 도시 주변으로 거주 인구가 확산하는 교외화 과정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교외 지역은 자본이 집중 투입되면서 발전하는 반면, 도심에 가까운 지역은 교외로 이주할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낙후지역으로 전락한다.

이에 따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낙후된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재개발사업을 주도하는 경우도 있고, 재개발사업에 관심을 갖는 개발업자들이 토지소유자와 결합해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한 '도시 재활성화'의 결과로 해당 지역은 주거 환경이 향상되고 부동산가격 등 전반적인 자산 가치가 상승한다.

그러나 그에 따라 주거비용도 높아져서 원래의 저소득층 주민들은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거주지에서 밀려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0년대 이후 번성해진 구도심의 상업 공간을 중심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되어 사회적 관심과 문제가 됐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홍익대학교 주변 지역이나 경리단길, 가로수길, 경복궁 근처의 서촌, 성수동 등 그동안 낙후돼 임대료가 저렴한 지역에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나 공방, 갤러리 등이 들어서면서 입소문을 타고 유동 인구가 늘어났다. 하지만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자본이 유입되어 대형 프랜차이즈 점포가 입점하는 등 대규모 상업지구로 변모하였고, 결국 치솟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기존의 소규모 상인들은 이곳을 떠나게 된다. 아주 전형적인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지방의 한 중소도시에서 상설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추진된 지역경제 활성화 프로젝트가 몰려드는 관광객 덕분에 장사가 잘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임대인들은 임대료를 대폭 올리는가 하면 인근지역 음식점들과 숙박업소까지 요금을 올리면서 기존 상인들이 밀려나는 현상이 나타나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사전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면서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예로 장터 광장 내 대기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시골 고령층 노인들은 시장을 방문하고는 다시 발길을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줄을 선다고 해도 잠시 앉아 쉴 곳도 없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새롭게 단장하고 개장을 시작한 상설시장은 일부 지역에서만 장사가 잘되는 쏠림현상이 있음에도 임대료는 시장 전체와 인근지역까지 부동산 투기가 일어난 것처럼 들먹이며 내몰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점점 인구가 감소하고 지방경제가 침체되는 시점에 지방경제 활성화와 지역 상생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는 적극적 지원과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추진 과정에 나타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사전 예방하기 위한 대책 또한 필요하며 기존 상인보호제도인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수시 지도‧감독을 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관련 법·제도적 문제점이 나타나면 법과 제도를 현실에 맞춰 개정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지역주민 간 소통의 장을 만들어 지금 이 순간이 아니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협력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주민 간 상생할 수 있고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행정지원도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역경제 활성화 프로젝트는 상설시장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함께 개발하여 관광객을 분산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즉, 관광상품을 연계개발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와중 가장 중요한 것은 외지인의 부동산 투기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도 강구되어야 한다. 외지인 투자가 결국 부동산가격을 상승시키고 이는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또다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상황에 따라 다양한 대응책이 제안될 수 있으므로 지역 내부에서 서로 협력하고 다양한 전문가의 조언과 지원을 받으면서 지속적 대응책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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