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톤(t)당 90만원 중반대로 합의···조선업계 완패조선 3사, 올해 흑자 전환 자신···후판 값 인상 '발목'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용 후판 가격은 올해 상반기 톤(t)당 90만원 중반대로 합의가 마무리됐다. 통상 상반기 협상은 3월 말 또는 4월 초쯤 마무리됐지만, 올해는 들쑥날쑥한 원자재 가격 추이 등에서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해 합의가 한 달가량 밀렸다.
후판은 선박에 사용되는 재료로,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말한다. 다만 후판은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주요 수익원인 만큼, 두 업계는 수익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연초부터 각각 인하와 인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상반기 후판 가격 인상은 올해 초 열린 포스코홀딩스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때도 한차례 전망된 바 있다. 당시 포스코는 "철강재는 4월까지 가격이 올랐으며, 조선과 가전(후판) 중심으로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후판 가격이 본격 인상되자 올해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 중인 조선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모두 올해 흑자전환을 자신 있게 예고했지만, 후판이 선박 제조원가의 20%를 차지하는 만큼 흑자전환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조선 3사는 올해 각각 흑자 전환을 목표로 두고 연간 목표액을 제시하며 빠르게 곳간을 채우고 있다. 업체별로는 HD한국조선해양이 157억4000만달러를 제시, 이 중 62.2%를 채우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외 삼성중공업은 95억달러, 대우조선해양은 69억8000만달러를 제시하며 각각 물량을 채우고 있다. 다만 협상 결과가 후판 가격 인상인 만큼 이들의 수익 개선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조선 3사 중 흑자 전환에 성공한 업체는 삼성중공업(영업이익 196억원)이 유일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일회성 비용 등으로 영업손실 190억원을 기록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외주비 상승 등 예정 원가 증가로 628억원의 손실을 냈다.
조선업계는 후판 가격이 5만원만 올라도 연간 떠안아야 할 부담이 3000억원가량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하반기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선사들은 후판 가격과 협상 분위기를 고려, 예상 충당금을 선반영하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실적 개선 어려움의 주 원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 후판 가격 인하로 쓴맛을 봤던 철강업계는 수익성 확보 기회를 잡았다는 분위기다. 최근 철강업계는 고환율·전기요금 상승이란 '이중고'에 이익 폭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많았지만, 이번 협상 결과로 실적 개선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올라간 전기요금과 고환율 기조,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침체로 하반기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후판 가격이 올라간 만큼 어느 정도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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