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U+ 보조금 10만원 초반대로 "시장 과열에 부담"보조금이 만든 '0원 요금제'···4년만에 최대 번호이동 야기지켜보던 KT는 되레 20만원대 '증액'···"당분간 유지될 것"
9일 업계에 따르면, LGU+는 이날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에 지급하던 보조금 규모를 기존 27만원에서 13만원 수준으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비교적 큰 혜택이 적용되던 LGU+망 '6월 프로모션' 요금제 일부는 전날부터 판매가 조기 중단됐다. 앞서 SKT 역시 이달 초 23만원에서 12만원으로 보조금을 반토막냈다. 반면, 이 경쟁에 비교적 뒤늦게 뛰어든 KT는 되레 17만~18만원에서 21만원 정도로 높여 잡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T와 LGU+의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 경쟁에 지난달 시장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자, 정부 눈치를 보고 정책 조정에 나선 것"이라며 "KT는 당시 한발 물러나 있던 만큼, 당분간 이 수준의 보조금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을 보면 지난달 국내 이동통신시장 번호이동 건수는 약 52만건으로, 2019년 11월 이후 4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간 건수만 10만건 이상, 알뜰폰 업체 간 번호이동 건수도 17만건을 넘어섰다.
이런 시장 과열 배경은 알뜰폰 시장에 분 '0원 요금제' 열풍이다. 0원 요금제는 4G LTE 기반으로 보통 6~7개월간 무료 제공되며, 이 기간이 지나면 원래 요금을 부과하는 상품이다. 도중에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위약금조차 발생하지 않아, 입소문을 타고 알뜰폰 '엑소더스'(대이동)로 이어졌다.
판매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하지만, 뒤에는 통신사들이 있었다. 자사 망을 쓰는 가입자를 유치하고자 보조금을 대거 풀었다.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기본 11GB에 하루 2GB씩 데이터를 주고 소진 시 최대 3Mbps 속도로 계속 쓸 수 있는 무제한 요금제'(4만원 이상)까지 7개월간 공짜로 제공할 수 있던 배경이다.
통신 3사의 이번 보조금 정책으로 '0원 요금제' 경쟁은 당분간 소강상태에 접어들 전망이다. 이는 지표로도 나타난다. 알뜰폰 포털 알뜰폰허브를 보면 이날 오전 기준 0원 요금제는 27개다. 보조금이 가장 큰 KT 망 상품이 13개로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SKT와 LGU+는 각각 7개에 불과하다. 한 달 전 비슷한 요금제가 70개를 넘겼던 점을 고려하면, 62%가량 줄었다.
전반적인 0원 요금제 상품 경쟁력도 저하됐다. SKT 알뜰폰 요금제 중 무제한 요금제는 없다. 1~3GB의 데이터를 주는 저가 요금제만 공짜 상품으로 판다. LGU+는 무제한 요금제가 존재하나, 기본 데이터량이 최대 7GB이고, QoS도 1Mbps에 불과하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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