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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OK·웰컴·다올·상상인···PF 리스크에 '진땀'

금융 저축은행 벼랑 끝 저축은행

OK·웰컴·다올·상상인···PF 리스크에 '진땀'

등록 2023.06.12 08:35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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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저축은행 부동산 위험 여신 5.4조···전년比 44%↑OK저축은행 2조1258억···웰컴·상상인 등도 '위험 노출'연체액도 4배 가까이 뛰어···금융당국, '집중 관리' 착수

10대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요주의 이하 여신이 총 5조385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래픽=박혜수 기자10대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요주의 이하 여신이 총 5조385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저축은행 전반에 감도는 공포감은 건설업의 침체와 궤를 같이한다. 부동산 시장이 지속 위축되는 와중에도 리스크가 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영업을 놓지 않은 이들 업권이 후폭풍을 맞은 모양새다.

특히 OK저축은행과 웰컴·다올·상상인저축은행 등 상위사가 떠안은 잠재 부실만 5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드러나 혹시 모를 위기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자산 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1분기 부동산 관련 대출의 요주의 이하 여신은 총 5조385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조7410억원 대비 44% 늘어난 수치이며, 이들 저축은행이 내준 부동산 관련 대출 15조9299억원 중 34%를 차지하는 액수다. 요주의 이하 여신은 연체기간이 3개월 미만으로 현재는 원리금 회수에 문제가 없으나 앞으로는 신용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대출금을 말한다.

은행별로는 OK저축은행의 요주의 이하 여신이 2조125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웰컴저축은행(1조990억원) ▲상상인저축은행(5048억원) ▲다올저축은행(3247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3027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대부분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급증했으며, 174%나 늘어난 상상인저축은행 또는 페퍼저축은행(2290억원, 220% 증가)처럼 세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인 곳도 있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은 PF와 부동산·건설업 대출을 의미한다. 또 요주의 이하 여신은 위험이 발생한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채권' 그리고 연체기간이 3개월 미만이지만 추후 차주의 신용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한 '요주의 채권'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처럼 저축은행에 부동산 관련 요주의 이하 여신이 눈에 띄게 불어난 데는 시장이 얼어붙은 영향이 크다. 작년 하반기 들어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분양 등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축은행은 부동산 개발 단계 중 가장 위험도가 큰 '브릿지론' 영업에 치중해왔다. 상대적으로 자본 여력이 없는 시행사는 2금융권에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사업부지 매입 등에 쓰고 인허가를 받으면 은행으로부터 담보대출을 받아 이를 상환한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늘고 금리까지 치솟으면서 대출을 해결하지 못하는 회사가 속출하고 있다.

이미 부실이 생겼거나 발생할 수 있는 사업장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 조사 결과 전국 PF 사업장 3600여 곳(작년 12월말 기준) 중 '양호'가 아닌 '보통'이나 '악화 우려' 등급을 받은 곳은 약 500개에 이른다. 그 여파에 저축은행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주요 지표를 통해 저축은행의 리스크가 차츰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10대 저축은행의 부동산 대출 관련 연체액은 총 7248억원으로 작년 1분기(1889억원)의 네 배 가까이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OK저축은행(2206억원) ▲상상인저축은행(1451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768억원) ▲웰컴저축은행(729억원) ▲다올저축은행(717억원) 등이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체율도 비슷하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1.54%)부터 KB저축은행에 이르기까지 이를 제대로 관리한 곳을 찾기 어렵다. 그중 상상인저축은행(12.73%)의 연체율은 전년 동기보다 10%p 이상 뛰었고, OK저축은행은 2.07%에서 6.57%, 다올저축은행은 0.9%에서 5.3%로 각각 상승하는 등 두드러진 오름세를 보였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되자 당국도 집중 관리에 착수했다. 3780개 기관이 참여하는 PF 대주단 협약을 가동해 사업장에 대한 ▲만기 연장 ▲채무조정 ▲출자전환 ▲신규 자금 지원 등을 합의토록 하는 한편, 개인 취약·연체차주를 대상으로도 저축은행이 채무조정에 힘쓰도록 주문했다.

다만 저축은행 업권에선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장차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신중을 기하다보니 일부 지표가 상승한 것이란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추이와 맞물려 요주의 이하 여신 규모가 늘었다"면서도 "각 저축은행에서 여신을 엄격하게 분류하는 데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이들 수치를 부실로 간주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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